<시리즈> 해외 전자산업 새물결 (8)

<표준을 잡아라 (3);주변기기>

올해 컴퓨터 주변기기 산업에서 볼수 있는 두드러진 변화중 하나는 PC의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롬 드라이브 탑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정된 PC에서만 볼 수 있던 DVD롬 드라이브는 올들어 규격 및 기술적 문제의 해결가 해결됨에 따라 주요 PC제품에 대거 채택되면서 향후 CD롬 드라이브와의 세대대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PC엑스포」에서도 IBM을 비롯,도시바,히타치,마쓰시타등 유력한 미, 일PC업체들이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한 PC제품을 대거 선보여 전시회의 주요 특징중 하나로 꼽혔다.

지름 12cm크기의 DVD롬은 데이터 기억용량이 양면 합쳐 CD롬의 8배정도 되는 5GB로 영화 한편을 극장수준 같은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올 하반기에는 DVD롬 드라이브가 CD롬 드라이브를 대신해 명실상부한 컴퓨터 광기억장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 나와 있는 DVD 타이틀 수가 한정돼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 일으키기에는 아직 이른 실정.

PC 주변기기의 표준경쟁에서 DVD롬 드라이브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CD롬 드라이브는 고속화로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6배속,8배속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CD롬 드라이브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12∼16배속이 주류로 부상했고 최근 20배속이상 제품이 개발돼 그야말로 무한궤도를 달리고 있는 양상이다.

따라서 당분간 PC시장은 고성능 기종의 경우 DVD롬 드라이브가, 보급기종에서는 CD롬 드라이브가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힘겨루기를 할 전망이다.

한편 ATX보드나 유니버설 시리얼 버스(USB)규격 등도 PC탑재가 일반화되면서 강력한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AT타입보다 앞선 ATX보드는 주변기기와 복잡하게 연결된 AT보드와는 달리 멀티미디어 카드나 I/O포트 등을 자체 내장함으로써 PC내부설계를 훨씬 단순화시켰다.

또한 인텔,마이크로소프트(MS),컴팩,NEC등이 제안하고 2백여개 업체가 지원한 새로운 주변기기 접속 인터페이스 규격인 USB는 모니터나 키보드,프린터 등 모든 주변기기를 동일한 커넥터로 접속하기 때문에 포트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PC업체들의 차세대 고성능 PC 표준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와 함께 컴퓨터와 디지털 가전제품을 통합해 멀티미디어화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가속되는 가운데 이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새로운 규격표준들이 속속 제안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흡인력을 가지고 업계에 세력을 뻗어 가는 것이 일명 파이어와이어(Firewire)로 불리는 「IEEE1394」인터페이스 규격. 미국전기전자기술학회(IEEE)산하 「1394」협회가 지난 95년 표준규격으로 채택한 이 규격은 디지털 캠코더,디지털 카메라,디지털 VCR 등 모든 가전제품을 하나의 케이블로 연결,영상이나 음성데이터를 1백Mbps이상 초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들어 MS,IBM을 비롯,필립스,텍서스 인스트루먼츠(TI),소니등 세계 유수의 컴퓨터,가전업체들이 잇따라 차세대 데스크톱 OS(멤피스)나 디지털 캠코더,디지털 카메라 등에 이 기술을 잇따라 채택하면서 산업 표준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IEEE1394를 지원하는 디지털 제품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되면 컴퓨터와 가전의 통합은 한층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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