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가전산업 현황과 전망 (11);세계일류 될수 없나 (1)

「세계 톱브랜드」는 세계화, 현지화를 추진하는 전자3사의 중요한 목표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가전제품의 위상을 선두그룹으로 올려놓겠다는 야심은 곧 톱브랜드 전략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리딩3사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수출을 지양하는 대신 자가브랜드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톱브랜드를 향한 발걸음이 바빠졌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몇년 전부터 가전제품의 수출원칙을 자가브랜드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OEM 수출물량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삼성은 특히 「세계 브랜드 창출」을 위해 올해부터 전사 차원으로 힘을 집중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컬러TV,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주요 가전제품의 「월드 브랜드」화를 위해 자원을 집중하고 브랜드명의 글로벌화, 세계 최고의 명품화, 월드 마케팅 전략수립, 국내외 공장개편, 전세계 단일 정보망 구축과 같은 종합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전자레인지는 올해 5백70만대를 판매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20.7%로 확대, 일본 샤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제품으로 가장 먼저 안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컬러TV도 명품TV로 중국, 독립국가연합(CIS)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성공한 기세를 몰아 올해부터는 신규격 화면의 제품인 「명품플러스원TV」를 선진시장으로까지 확산시키면서 세계 톱브랜드화시키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백색가전제품의 경우는 올해부터 「지펠」이라는 프리미엄(고가) 브랜드 전략을 전개하기로 하고 회사내 브랜드관리위원회를 구성, 최근 출시한 양문여닫이 냉장고에 대해 「지펠」 브랜드를 첫 적용했다.

LG전자는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사용해 온 「GoldStar」브랜드를 내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LG(Leading Global)」브랜드로 완전히 교체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일화」된 브랜드 전략을 통해 톱브랜드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 아주, 중남미, 동유럽, CIS 등 성장시장에서 이러한 전략을 먼저 성사시킨다는 전략아래 현지생산과 마케팅, 서비스 등 가전사업의 역량을 이들 지역으로 집중하고 있다. 선진시장의 경우는 성장지역처럼 시장수요와 경쟁구도가 단기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고 보고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성장역량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올들어 북미시장에서의 AV기기 영업을 자회사인 제니스로 일원화시킨 것도 선진시장의 두터운 벽을 무리하게 LG브랜드로 밀어붙이지 않고 제니스 브랜드로 효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세계시장에서의 브랜드 판매비중도 오는 2005년까지 80% 수준으로 확대키로 정해 점진적인 톱브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우전자는 중고가시장에선 「DAEWOO」브랜드로 고급 이미지를 실현하고 저가시장에선 별도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브랜드 이원화전략을 통해 세계 톱브랜드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즉 5대 가전제품을 세계 톱브랜드 실현의 주무기로 삼되 25인치 이상 고급형 컬러TV와 광폭TV, 입체냉장고 등 고급제품과 앞으로 출시할 멀티미디어용 정보가전 신제품 등을 중심으로 「DAEWOO」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대신에 소형 및 저가제품에 대해선 제품과 지역별로 다이트론(DAYTRON), 다커스(DACUS), 로얄(ROYAL), 다이네스티(DYNASTY), 포트랜드(PORTLAND), 마이크로로진(MICROLOGIN) 등의 세컨드 브랜드를 적용중이다.

대우전자는 또 이제부터는 OEM수출을 지양하고 자가브랜드로 전환해야 톱브랜드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금년도 해외광고를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린 1억달러로 책정하는 등 톱브랜드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자가 브랜드 판매비중도 올해 55% 이상으로 크게 높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국산가전의 이러한 세계 톱브랜드 전략은 이제 시작단계일 뿐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리딩3사 스스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조속한 제품 신뢰성과 핵심기술 확보가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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