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SI, PACS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시스템통합(SI) 업체와 의료기기 업체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슨, 삼성GE의료기기, 메디칼인터페이스 등 전자의료기기 업체들과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한국HP 등 SI 업체들은 각각 장점을 내세워 시장선점을 위한 주도권 다툼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마로테크, 아펙스시스템 등 PACS 전문업체를 포함한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은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등 PACS의 기반이 되는 영상진단장비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반면 네트워킹 기술이 떨어져 기존 병원 정보망과 장비간 인터페이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비해 SI 업체들은 PACS가 영상획득부, 의료영상 저장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영상조회, 네트워크와 통신부문 등으로 구성돼 있어 의료장비에 대한 부분 외에는 전자의료기기 업체들보다 기술이 앞서 있지만 각 의료장비의 독특한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전자의료기기 업체들과 SI 업체들은 실수요자인 병원과 공동개발, 업체간 기술제휴 확대, 한국형 PACS 개발 등 각자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크게 보완할 수 있는 방안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연간 시장규모가 1백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PACS시장을 놓고 전자의료기기 업계와 SI 업계가 이처럼 치열하게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은 현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의료정보화 확산추세에 편승,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2∼3년 후에는 약 4백억∼5백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선점 여부가 향후 마케팅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PACS의 표준 프로토콜로 자리잡은 다이콤(DICOM)을 내장, 시스템의 확장 및 개선이 쉬운 한국형 PACS와 텔레라디올로지시스템(원격의료영상전송시스템)을 출시한 메디슨은 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메디칼인터페이스와 결합, PACS 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GE그룹이 세계 PACS시장을 주도해 왔던 록히드마틴사의 PACS사업부문을 인수, 자연스럽게 이 시장에 진출하게 된 삼성GE의료기기는 PACS부문에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삼성SDS와 삼성의료원 등 계열사의 기술지원을 받아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GE 제품의 수입, 판매와는 별도로 PACS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삼성의료원, 구미중앙병원 등 대형병원에 PACS를 구축한 데 이어 내년까지 원광의료원, 강북삼성병원의 정보화시스템을 인트라넷 환경으로 전환하는 컨설팅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의료분야 정보기술(IT) 컨설팅사업 강화 및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도 추진중이다.

서울중앙병원과 이대목동병원에 개방형 아키텍처를 채용, 업그레이드나 장비 교체시에도 효과적인 PACS를 성공리에 구축한 바 있는 현대정보기술은 연내 일산병원과 5, 6개의 병원에 PACS 및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HP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PACS 및 처방전달시스템(OCS) 등 의료정보사업을 활성화, 인터넷과 인트라넷을 활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마로테크, 아펙스시스템, 태원정보시스템, 비트컴퓨터, 동아엑스선기계, KCC정보통신, 정화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초이소프트, 한국후지쯔 등 전자의료기기 업체와 SI 업체들도 독자개발 및 외국업체와의 기술제휴로 이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외국의 경우 5년전만 해도 PACS 전문업체가 시장을 주도했으나 지금은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SI 업체들이 서서히 부상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당분간 의료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효상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