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막 내린 "아시아텔레콤 97" (하)

통신장비를 교환, 전송, 단말 등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했을 때 아시아텔레콤97의 포커스는 단연 전송부문, 그 중에서도 가입자선로부문에 집중됐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 통신시장의 만능해결사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안의 일이지만 전송장비 분야에서도 인터넷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인터넷, 특히 월드와이드웹(WWW)의 확산은 일반 대중들의 멀티미디어 통신욕구를 한층 높였으며 그 결과로 통신업체들의 통신망 광대역화, 고속화, 멀티미디어화 경쟁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대칭가입자선로(ADSL)기술이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든 가입자를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FTTH(Fiber To The Home)의 실현을 기다리기에는 통신이용자들의 멀티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너무 큰 관계로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활기를 띠는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아시아텔레콤 97은 대부분의 통신장비업체들이 ADSL을 주력품목의 하나로 내세웠다.

에릭슨이 선보인 ADSL시스템(ANx-DSL:접속노드 멀티서비스 접속시스템)은 일반적인 구리전화선을 통해 하향 8Mbps, 상향 1Mbps의 속도로 인터넷, 영상회의, 원격접속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에릭슨은 ADSL모뎀, ATM멀티플렉서, 관리시스템 등을 출품했다.

또 알카텔은 하향 8Mbps, 상향 6백40kbps속도의 ADSL시스템인 「알카텔 1000 ADSL」을 발표하고 ADSL 4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1백55Mbps ATM버스, ADSL NT(망종단장치), PC에 장착할 수 있는 ADSL NT카드, ADSL모뎀 등을 선보였다.

LG정보통신은 하향 6.312Mbps, 상향 6백40kbps 속도로 인터넷과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할 수 있는 ADSL시스템인 밴드블레스 ADSL을 출품했다. LG의 ADSL시스템은 전화국에 설치될 집중국 장비와 가입자 댁내에 설치할 원격접속장비로 구성됐다.

가입자선로부문의 고속화 경쟁만큼 첨예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기간전송망의 고속화를 위한 새로운 기술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캐나다 노텔社는 10Gbps속도의 동기식 광전송장비 상용제품인 「TN-64X」를 발표했다. 노텔 관계자는 10G 광전송장비가 개발됨으로써 광파장분할다중화(WDM)기술을 응용할 경우 80Gbps속도의 전송망까지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에릭슨도 광파장분할다중화기술을 이용한 ERION(에릭슨 광 네트워크)시스템 상용제품을 선보였다. 에릭슨이 발표한 ERION시스템은 2.5Gbps TDM(시분할다중화) 광전송장비 8대를 묶어 20Gbps급 전송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에릭슨 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2.5Gbps 16대를 묶어 40Gbps까지 가능한 상용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선로 광케이블화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듯한 이같은 흐름 속에서도 통신망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FTTH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기술개발노력이 수그러든 것은 아니다.

아시아텔레콤97 전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FTTH를 전면에 내세운 일본 NTT는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FTTH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NTT측은 가입자 댁내까지 광케이블을 연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올해 안에 구리선의 두 배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한편 2000년 이내에 구리선 구축비용과 광케이블 구축비용이 동일한 수준이 되도록 비용절감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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