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의 주역, 시스템공학연구소가 14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6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자계산실(실장 성기수)로 출발한 시스템공학연은 당시 국내에서 고작 한국생산성본부, 미8군사령부, 통계국 3곳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전자계산기가 일반에게 확산될 경우 한국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행정과 기업경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확신, 국내 전자계산기 도입을 위한 검사를 담당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의 길로 들어선다.
시스템공학연은 70년 6월 경제기획원 예산국에 전화선을 이용한 원격단말장치를 설치, 국내 최초로 시분할 원격처리에 의한 데이터통신망을 운영, 70년 대학입학 예비고사 채점, 경제기획원 예산처리 및 배정업무 전산화 등 각종 과제를 거치면서 위상을 다져 나갔다.
시스템공학연은 특히 이 시기에 체신부에서 추진하던 전화요금 계산시스템을 저렴한 연구비용으로 개발, 한국정보산업이 노동집약적 두뇌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천해 보이는 쾌거를 올렸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던 73년도가 되자 정부의 행정업무 증대, 기업규모 확대 등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자 시스템공학연은 72년 97명에 불과한 인력을 1백30여명으로 증원하면서 터미널 서비스가 가능한 사이버 72-14 기종으로 교체, 아시아지역 굴지의 컴퓨터센터로 성장했다.
80년 이후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면서 시스템공학연은 전산인력 교육사업, 컴퓨터 운영사업, 연구전산망사업, 과학기술정보 유통체제 구축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기관으로 거듭난다.
이 과정에서 82년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전산개발센터에서 90년 현재의 명칭인 시스템공학연구소로 변경됐고 지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로 소속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국내 유일의 소프트웨어분야 전문 정부출연 연구소로서 정보화 및 정보산업 분야의 핵심인 각종 소프트웨어 관련기술을 개발, 산업계에 보급하는 선도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특히 국세청 행정전산화, 기업 MIS 구축, 대입예비고사 전산처리,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전산시스템운영, 대전엑스포 전산화 등 범국가적 대형 공공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 국내외적으로 입지를 다졌다.
시스템공학연은 90년대에 들어서 소프트웨어 자동생산기술, 기계번역시스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문화재 복원, 차량번호판 자동인식시스템, 지문자동인식시스템, 그래픽 사용자 접속지원도구 등을 개발해 각종 응용SW기술과 첨단 요소기술을 개발, 국내 산업계에 보급했으며 최근에는 컬러영상일치기술, 저가형 VR 저작도구, 구조화 문서편집기 개발 등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슈퍼컴퓨터 2호기, 초병렬 컴퓨터 설치 등을 통한 과학, 산업계 지원을 비롯해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에 대한 기술지원 사업을 벌여 2000년대 소프토피아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시스템연은 또한 국내 전산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 성기수 동명산업대 총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이윤기 엘렉스컴퓨터 회장, 안경영 핸디소프트사 사장, 고건 서울대 교수, 최덕규 아주대 교수, 김진형 연구개발정보센터 소장 등 관련 인사들을 배출하는 등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연구소로서 위상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대전=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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