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어놓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벽걸이 오디오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 판매가 부진하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전자는 신세대 수요를 겨냥해 인테리어 개념을 적용한 벽걸이 오디오를 개발했으나 예상외로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여 제품기획에 실패했다는 내부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95년 10월 벽걸이 오디오를 출시했으나 지금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6천대 가량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LG전자의 연간 오디오 매출액의 3% 정도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LG전자는 당초 이 제품을 유럽시장을 겨냥해 유럽인들의 기호에 맞도록 아일랜드 디자인연구법인을 통해 개발했으나 수출실적도 지금까지 2천대 선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의 벽걸이 오디오 개발에 대응해 지난해 10월 「MM-S1000」이란 벽걸이 오디오를 출시했으나 지금까지 1백여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벽걸이 오디오는 국내에선 신세대를 주요 판매층으로, 해외에선 유럽인들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아 제품을 개발했다』며 『그러나 내수 및 수출에서 모두 판매가 부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벽걸이 오디오가 이처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기존 오디오에 비해 음질이 떨어지는데다 인테리어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벽걸이 오디오는 제품 두께가 LG전자 제품은 13.8㎝, 삼성전자 제품은 12㎝로 초박형이어서 설치와 이동은 간편한 반면 스피커의 울림통인 인클로저가 얇아 소리를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디오를 벽에 걸 경우 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가로막는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집안 장식에 관심이 많은 신세대들을 판매층으로 겨냥해 제품을 개발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인테리어 개념이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분석돼 당분간 기존 형태의 오디오 개발에만 신경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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