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뚜렷한 상품을 찾아라.』
이는 요즘 가전업체에서 상품기획을 맡고 있는 담당자들에게 떨어진 당면 과제다.
가전업체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요즘 가전시장에서는 다른 회사보다 돋보이는 상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사업을 펼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가전시장이 성숙해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외산 가전제품의 유입이 날로 늘어나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전업체들은 저마다 소비자에게 강렬히 호소할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이른바 「메시지가 있는 상품」인데 단순히 기능이 차별화된 제품이 아니라 획기적인 기술이나 제품 개념이 적용돼 경쟁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제품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명품플러스원」TV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출시된 이 상품은 전반적으로 국산 TV의 판매가 저조한 데도 월 평균 2만5천대가 판매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판중인 대형TV 판매량의 80%를 차지해 주력상품으로 떠올랐으며 최근 한국능률협회로부터 올해의 히트상품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공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TV의 화면비율에 대한 상식을 깨 뚜렷히 차별화해놓고 이를 광고를 통해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통돌이세탁기도 또다른 사례로 손꼽힌다.
이 제품은 이름 그대로 세탁통 자체가 도는 새 기술을 적용한 것인데 출시된 제품의 가짓수는 전체 세탁기 모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판매량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도 최근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이 회사의 수출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성공을 극대화하기 위해 통돌이세탁기를 전 모델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 냉장고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는 「독립만세 따로따로」도 차별화된 냉각기술로 소비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각각 가장 두께가 얇은, 가장 재생시간이 긴 카세트리코더를 내놓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만 이처럼 소비자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단순히 기능을 개선하는 데에는 기존 설비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 그리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획기적인 새기술을 적용하면 연구개발에서부터 설비투자까지 모두 새로 자원을 투입해야 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 업체가 애초에 의도하는 대로 소비자가 따라줄 지도 미지수다.
그렇지만 갈수록 시장경쟁이 가열되면서 자사의 상품을 차별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 메시지가 뚜렷해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려는 가전업체들의 노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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