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화하는 중국 전자시장 (1);프롤로그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영수)은 중소 전자업체들의 중국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업계,연구소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국투자환경조사단」을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 파견,조사활동을 벌였다.

조사단은 5월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11일간 중국정부 당국과 6개 도시의 주요 공단을 방문,중국정부의 정책 및 현지 투자환경을 조사하고 현지시장 동향을 파악했다. 이번 투자조사단 활동을 통해 파악된 중국의 전자시장과 투자환경의 변화,이에 대응한 국내 업체들의 전략 등을 몇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중국의 주요 도시는 지금 각종 공사로 어수선하다. 중국 전체가 하나의 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곳곳에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고층빌딩이 올라가고 있으며 새로운 공장,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짓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기기 시장의 변화 또한 만만치가 않다. 전화기의 생산량이 연간 2천만대를 넘고 컬러TV의 역시 1천5백만대를 넘을 정도로 전자제품 생산이 이미 엄청난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내수시장 역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에어컨,냉장고,TV 등 가전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리에서 소위 휴대폰족을 찾아 보기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게 없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의 휴대폰 가격은 2년전만 해도 대당 1만2천원(인민폐 기준,한화로는 1백20만원 정도)을 호가했으나 현재 8천원 정도로 떨어졌으며 매년 50% 정도씩 보급률이 신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사무직 월급이 보통 8백원에서 1천5백원 사이라고 할 때 아직 엄청나게 비싼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급속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중국 전자시장의 잠재력을 말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변화는 정부의 경제정책에서도 나타난다. 그동안 무분별하다시피 장려해온 외국기업의 중국내 투자에 대해 통제위주의 정책을 펴는 반면 그동안 제한적으로 펼쳐왔던 시장경제 원리의 도입은 더욱 확대하는 상반된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투자제한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중국의 기술향상,산업구조 고도화 및 지역별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합작에 따른 수입쿼터 폐지,토지가격의 정부 책정,국유자산 유실방지,내륙지방 투자유도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경쟁 원리의 확대는 중국산업의 근간을 이뤄왔던 국영기업의 파산제도를 도입한데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경우도 완전한 파산이 아니라 타기업에의 인수합병을 촉진하는 형태의 제한적 파산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매우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가 지정해 온 컬러TV의 가격이 작년부터 경쟁가격으로 바뀐 것도 이같은 정책의 한 단면이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홍콩의 반환은 중국산업에 어떤 형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홍콩의 반환이 제조부문에서는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중국에 뛰어난 마케팅 능력까지 부여,날개를 달아주게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중국의 변화가 중국시장 진입을 원하는 국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삼성중국본사의 이필곤 회장은 중국을 『가능성은 있지만 뚫기가 쉽지 않은 복잡한 나라』라고 요약한다.

중국號는 한마디로 지금 「수리조선소」에 있는 셈이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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