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에 넘어갈 재산에 돈들일 수 없다』
『정부 정책사업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는데 모른채 버려둬선 안된다』
한국통신이 지난 94년과 95년에 개발한 소형 공공DB의 지원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다시 돈을 들여 자생력 키우기에 나서자니 한정된 재원으로는 효과가 불투명하고 모른채하자니 김영삼 정부의 주요 정보화 정책중 하나인 공공DB가 사장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94년과 95년 개발된 공공DB는 모두 1백42종으로 대부분 텍스트 위주의 소형DB다. 94년 개발 DB의 경우 올해말, 95년 개발 DB는 내년말이면 운영 의무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은 공공DB 운영자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공공DB 운영자에게 소유권을 무상 양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하이넷P」망 뿐만 아니라 천리안,나우누리 등 다른 VAN 사업자에도 접속을 허용,DB의 이용율과 자생력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의 운영상태로 소유권을 양도할 경우 최신 기술로 개발된 다른 DB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운영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은 총 10억원의 자금을 확보, 이를 개발업체에 지원할 방침이었다. 방법은 각 DB를 기능별로 나누어 검색과 부가기능, 관리기능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는 간접지원 형태가 유력시 됐다.
이같은 지원을 할 경우 운영업체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자금수혜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게 한국통신의 판단.
그러나 문제는 10억이라는 한정된 투자자금으로 이같은 방식의 지원을 할 경우 금방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직접 지원방식을 택할 경우 지원업체 선정 과정에서 미수혜 업체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최근 한국통신 내부에서는 가뜩이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데 소유권을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한 DB에 대해서까지 자금지원을 할 필요가 있느냐하는 회의론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선뜻 지원을 백지화 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게 한국통신의 속사정이다. 지원이 전혀 없을 경우 관련 업체들의 반발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사업으로 개발한 공공DB를 아무 대책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상 양도한 업체들이 채산성 약화를 이유로 운영중단을 선언할 경우 비난의 화살이 고스란히 정부나 한국통신으로 날아올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 지원 강행을 종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인 지원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추진되는 자금지원이자칫 눈가림식 미봉책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한국통신은 물론 DB운영업체의 적극적인 운영의지가 없으면 공공DB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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