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키폰-PBX 경계 무너진다

키폰과 사설교환기(PBX)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회선 용량과 독자적인 부가기능으로 각기 다른 시장영역을 갖고 있던 키폰과 PBX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키폰이 2백회선 이상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대용량화하고 PBX의 고유 영역인 다양한 부가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등 점차 다기능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종합정보통신망(ISDN)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이를 지원하는 다기능 디지털 키폰이 키폰 시스템업계의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디지털 키폰은 아날로그 키폰에 비해 통화품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PC, 팩시밀리, 무선전화기 등 다른 통신기기와 연결해 다양한 부가기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한화 등이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디지털 키폰이 갖는 특정번호제어, 재다이얼 등 국선관련 기능과 그룹호출, 통화량 산출, 구내무선호출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점차 PBX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40회선 이하 시스템만 키폰으로 규정하던 통신법규가 개정되면서 키폰이 대용량화되는 점도 PBX와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LG정보통신은 최근 최대 3백60회선까지 수용하고 ISDN과 접속할 수 있는 대용량 ISDN용 디지털 키폰을 출시했다. 특히 이 제품은 전용선을 통해 △통합 네트워크기능 △가입자 과금 통계처리기능 △중계대 접속기능 등 그동안 PBX가 구현하던 독자적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키폰업체들이 불황타개책의 일환으로 부가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키폰과 PBX의 구분이 별로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3백회선 이상의 대용량제품이 주종을 이루었던 PBX도 최근들어 50회선에서 수천회선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회선용량별로 제품을 다양화하는 점도 키폰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서로 분리됐던 키폰사업부와 PBX사업부가 점차 통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키폰 시스템 사업부와 PBX사업부를 하나의 조직으로단일화할 계획이다. LG도 그동안 독자적으로 운영했던 LG전자의 키폰사업부와 LG정보통신의 PBX사업부를 통합하기 위해 우선 마켓팅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통신, 한화 등도 PBX와 키폰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보고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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