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는 DVD(Digital Versatile Disc)는 고화질, 고음질, 인터액티브기능을 갖춘 미디어다. 크기가 12㎝인 CD(Compact Disc)에서 고밀도 압축비디오, 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어 기존 비디오테이프보다 약 2배 향상된 고화질로 보고 영화관에서나 느낄 수 있는 현장감 있는 다채널 사운드도 들을 수 있다. 또 영화자막을 변환할 수 있고 내용별로 보기, 주인공 소개, 감독 소개 등 다양한 메뉴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볼 수 있는 인터액티브기능이 추가돼 있다.
이처럼 영상미디어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DVD는 현재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나라에선 하드웨어업체의 경쟁이 불붙으면서 영화를 중심으로 DVD타이틀이 쏟아지고있다. 현재까지 약 2백여편의 영화타이틀이 제작,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와 사정이 다르다. 하드웨어의 보급이 여의치않을 뿐 아니라 DVD타이틀도 기껏해야 데모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DVD타이틀의 제작을 위한 제반 준비조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DVD타이틀을 제작하는 기술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타이틀의 제작과정도 까다로울 뿐 아니라 초기인 만큼 타이틀 제작기술도 안정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DVD타이틀의 제작과정은 7단계로 나뉜다. 우선 비디오를 준비하는 단계다. DVD는 TV의 표준형인 4대3 화면과 와이드TV 16대9 화면을 동시에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용 필름을 DVD화면에 맞게 변환해야 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변환과정을 「telecine」라 부르는데 주로 영상 전문업체인 포스트 프로덕션업체들이 이같은 제작과정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현재 4대3의 TV화면 상에 16대9의 DVD화면을 어떻게 나타나게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결정해서 비디오 마스터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DVD화면이 잘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영화필름으로는 「시네마스코프(Cinemascope)」와 「비스타비전(Vistavision)」 등이다.
다음 단계는 DVD에 맞는 오디오를 준비하는 단계다. 영화 제작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사운드 요소(약 2백여채널)중 대화, 음악, 효과부분을 6개 채널로 제작, 편집해야 한다. 또 스테레오의 경우는 2개 채널로 제작, 편집해야 한다. 이렇게 편집한 테이프를 비디오와 동기를 맞추어 「DA-88」이라는 테이프로 다시 편집함으로써 「오디오마스터」 준비가 끝난다. 이 단계에서는 DVD가 최대 8개 국어까지 지원 가능하므로 몇 개 국어로 오디오마스터를 제작할 것인지 기획단계에서 결정해야 한다.
비디오와 오디오 준비가 끝나면 서브픽처(Subpicture)를 제작해야 한다. 서브픽처는 배경비디오 위에 나타나는 그래픽 오버레이로 메뉴(목차)기능과 서브타이틀 화면을 위해 사용한다. 소비자가 여러 기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메뉴(목차)는 MPEG2 동영상이나 정지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한다. 메뉴버튼의 하이라이트기능 및 선택동작은 서브픽처의 이미지정보 기준으로 부여한다.
서브타이틀 준비에서 자막은 번역을 거친 후 시작점과 끝점을 표시하는 작업 및 이미지 변환 등을 거쳐 인코딩처리해 DVD 자막데이터로 사용한다. 자막은 언어별 인식코드가 있어 설정해 주어야 하는데 중국어처럼 1개 국어에 2개 언어가 존재하는 경우 아주 특별한 처리가 필요하다.
이 단계가 끝나면 인코딩작업에 들어간다. 먼저 비디오 MPEG2 VBR (Variable Bit Rate)엔코딩단계다. 우수한 화질을 얻기 위해선 고화질 디지털 비디오 컴포넌트 시그널소스를 이용해야 하나 주로 CCIR-601(4대2대2) D1 테이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MPEG2 압축에서 좋은 화질을 얻기 위해선 원본 소스의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소스를 좋은 상태로 유지, 보관해야 한다.
또 비디오 인코딩시 DVD비디오 평면 저장능력이 4.7GB이므로 어떻게 비트 버지트(Bit Budget)를 가져가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평균 비트율(Bit Rate)은 영화시간 길이에 따라 달라지지만 3.5∼4GB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대 비트율은 9.8MB이다.
오디오 인코딩단계에서는 3종류의 사운드를 담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등에서 사용하는 NTSC방식 지역은 돌비 AC-3(5.1채널)와 리니어 PCM(2채널)을 채택하고 유럽 등 PAL방식 지역은 MPEG2 오디오(7.1채널)와 리니어PCM(2채널)을 채택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6개 채널을 각각 동기에 맞춰 제작, 편집한 DA-88테이프를 돌비 AC-3인코더를 사용해 오디오 스트림을 만든다.
제작과정의 마지막으로 오소링단계를 거쳐야 한다. 사전준비 및 가공된 비디오 MPEG2 스트림과 오디오 AC-3스트림, 자막스트림에 지역코드, 복제방지와 메뉴 등을 프로그램해 하나의 스트림으로 복합화하고 DVD디스크를 제작하기 위한 DLT(Digital Linear Tape)나 대용량 저장매체로 출력함으로써 제작과정이 종료된다.
이 후 과정은 DVD디스크 생산단계로 DLT를 입력하여 마스터링, 스탬퍼메이킹, 복제, 포장공정을 거쳐 DVD디스크를 대량 생산하면 된다.
그러나 DVD타이틀 제작과정은 이처럼 쉽지만은 않다. 우선 타이틀의 소스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DVD타이틀의 대부분이 영화타이틀이지만 할리우드 영화메이저들이 영화판권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영화메이저들은 자신이 직접 타이틀을 제작, 공급한다는 전략을 세워놓아 DVD타이틀의 판권이전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하드웨어의 보급이 일천한 상황에서 타이틀의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인기있는 외화 한편당 판권료만 해도 수천만원에 이르고 있는 등 타이틀의 제작비용으로도 1억원 정도 들어 타이틀의 수익을 확보하기란 무척 어렵다.
현실적으로 한 타이틀을 만들 경우 최소한 1만장 이상 판매해야 손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타이틀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도달하려면 하드웨어가 최소 10만대 이상이 보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타이틀의 판권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DVD타이틀을 제작하는 것도 쉽지 않다. DVD의 저장용량이 너무 크고 여기에 기존 데이터를 담더라도 지불된 저작권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저작권료 지불없이 새로운 내용을 담을 경우 제작기간만 해도 1년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웬만한 자금력을 갖추지 않는 중소업체가 아니면 타이틀 제작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이외도 타이틀의 제작설비와 관련된 어려움도 만만치 않는 상황이다. DVD타이틀의 제작설비를 갖추는 데도 상당한 투자가 소요된다는 점이다. 현재 오디오의 경우 돌비의 AC-3시스템이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 MPEG의 경우 마쓰시타전기와 디지털비전 등 여러 업체들의 제품이 있다. DVD오소링 툴로는 다이킨의 시나리스트2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제품으로 시스템을 구성해야 하는 데 드는 비용은 현재 초기여서 수억원대에 달해 중소업체로는 부담이 된다.
DVD시스템의 운영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국내업체들이 대부분 DVD시스템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어 제작과정상 발생하는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만큼 DVD타이틀의 제작과정이 안정되려면 시간이 흘러야 하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먼저 타이틀 제작에 대한 사전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이같이 어려운 점이 많은 상황에서 DVD타이틀의 확산을 위해선 몇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중소 타이틀 제작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영화판권을 확보, 타이틀 제작에 나서기보다는 원천 소스를 확보하고 있는 출판 및 영화, 방송사 등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그동안 하드웨어업체들과 소프트웨어업체간의 DVD와 관련한 협력이 없었다. 앞으로는 하드웨어업체와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우수한 소프트웨어의 지원없이 하드웨어의 보급을 기대하기란 하늘에서 별따기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 점들이 해결되어야만 국내업체들이 열악한 DVD타이틀 제작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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