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통신시장 "대변혁" (2);PCS

"황금알을 낳는 거위" "21세기 재계 판도를 바꿀 사상 최대의 사업" "미래통신사업의 총아" "21세기의 기간통신산업"

금세기 마지막 이권 사업으로 불리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 진출을 향한 재계의 발걸음이 숨가쁘게 빨라지고 있다.

한국통신을 비롯한 데이콤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물론이고 매출 순위 10위권 이내의 재벌그룹들이 총출동, 미래를 건 치열

한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수없이 많은 통신 사업중에 PCS사업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PCS가 다가오는 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기간산업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차세대"를 책임질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노른자위 사업이 바로 PCS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업 규모면에서도 가장 광범위한 네트워크 사업인 시내전화에 버금갈 만큼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게 통신업계의 주장이다.

PCS를 미래 기본통신서비스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PCS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PCS는 말 그대로 개인이 휴대하면서 사용하는 이동통신서비스다. PCS는 휴대가 간편한 1백g이하의 초소형.초경량 단말기로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누구와도 통화할 수 있는 대단히 이상적인 개념의 통신서비스라고 설명할 수 있다.

기존 이동전화의 단순한 단말기 이동성에서 진일보, "정보의 형태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라는 가장 이상적인 통신 사용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PCS는 현재의 가장 보편적인 통신서비스인 일반전화와는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가구당 1대 개념인 일반전화와는 달리 개인당 1대의 개념으로 통신서비스의 질적.양적 팽창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의 종류도 기본적인 음성을 비롯해 화상.멀티미디어정보까지 포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PCS는 기존 이동전화가 아닌 일반 유선전화의 대체재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개인휴대통신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업체는 지난 80년대말 영국의 최대 통신사업자인 브리티시텔레컴(BT). 영국에선 원래 무선통신서비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동전화망(셀룰러통신망)보다 발전적인 형태의 차세대 이동전화망의 개념에서 출발하고 있다. 개인휴대통신을 개인에게 최대한의 이동성을 보장하는 PCN(개인통신망)으로 개념을 정립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유럽지역에선 결국 PCN이 미래의 공중육상이동통신시스템(FPLMPS; FutureP-ublic Land Mobile Telecom-munications System)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처럼 개인휴대통신이 망의 진화 개념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비해 미국의 경우 이를 서비스차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개인통신서비스를 개인을 중심으로 위치와 시간에 관계없이 제공할 수 있는 기존의 일반전화수준의 이동통신서비스로 정의하고 있다. 저렴하고 소형화된 단말기를 사용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통신서비스라는 개념에서 개인휴대통신을 PCS로 부르는 있는 것이다. 이같은 PCS의 발전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 범세계개인통신시스템(UPT)이다. PCS가 차세대 통신서비스로 부상함에 따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앞다퉈상용화 및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초로 PCS를 제공한 업체는영국의 휴대전화사업자인 머큐리사로 지난 91년 9월 런던지역에서 상용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다. "머큐리 One 2 One"으로 이름붙여진 이 PCN서비스의 주파수 대역은 1천8백MHz로 통신망 구축에는 스웨덴 에릭슨사가 개발한 PCN시스템인 "DCS1800"을 채택했다. 지난 94년말 현재 가입자수는 15만명으로 나름대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머큐리는 오는 96년까지 런던지역의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이어 오는 2000년까지 전인구의 90%이상에게 PCN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영국에선 이밖에도 2개의 이동전화사업자가 PCN의 상용서비스에 나서고 있어이 분야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열풍이 유럽대륙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일부지역에서 GSM(범유럽디지털이동통신규격)방식의 PCN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안으로 "DCS1800"을 상용시스템으로 한 PCN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독일에서는 지멘스가 기존 이동전화시스템에 비해 성능이 10배나 향상된 PCN 시스템을 개발한 것을 계기로 통신사업자들이 상용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찍부터 휴대전화서비스를 상용화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국가들도 다투어 PCN서비스의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역시 최근들어 차세대유 망통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PCS사업을 놓고 정보통신업체들간 사업권 획득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FCC(연방통신위원회)주도로 이미 지난해 중순 PCS의 주파수 경매에 나서 협대역PCS사업의 경우 9백MHz대역의 3개 블록을 대상으로 전국사업자와 지방사업자를 각각 지정한 데 이어 광대역PCS사업자도 조만간 지정할 예정이다. FCC측은 무려 10대1이 넘는 참여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광대역 PCS의 낙찰예정가격이 전국적으로 1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시작되는 PCS의 가입자 수가 오는 2000년에는 무려 2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전화에 이어 "제2의 이동통신신화"를 창조할 통신서비스로 PCS를 꼽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PCS라는 거대시장을 겨냥, 각국이 치열한 기술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독특한 방식의 PCS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표준으로 채택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PCS의 무선접속방식. 현재 세계적으로 TDMA(시간분할다중접속)방식과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및 일본에서는 TDMA방식을 PCS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는 추세이며 미국의 경우 TDMA와 CDMA방식을 놓고 양분돼 있는 상황이다. 통신사업자 및 통신장비제조업체들 역시 향후 이 분야의 선점을 위해 벌써부터 기업간의 제휴나 표준화그룹을 결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PCS시장은 2005년께 가입자 1천만명,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업권 경쟁의 가닥이 대략 잡혀지고 있는 요즘들어서도 기업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탐을 내보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PCS사업권의 향배는 전국민적인 관심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PCS사업권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한국통신을 비롯한 한국이동통신 데이콤 등 이른바 통신서비스 분야의 "빅3"는 물론이고 아직까지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제2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 그리고 10개 지역 제2무선호출 사업자들까지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PCS사업 진출에 대한 의사를 밝힌 데서 그 중요성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정통부가 PCS사업권 허가에 관한 기준을 발표하면서 PCS사업권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우선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올해안에 3개의 PCS사업권을 허가키로 한 데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 등 기존 이동전화사업자에게는 기득권을 인정, 추후 PCS사업을 시작할 때 주파수를 할당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신규사업을 위해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5%이상의 지분을 가질 수 없게 제한함으로써 PCS 사업경쟁의 틀을 완전히 민간기업들간의 경쟁 구도를 바꾸어버렸다.

결국 총 3개가 허가되는 PCS사업중 1개가 한국통신에 돌아가는 것이 확실시 된다는 전제아래 PCS 사업권 쟁탈전은 2장의 티켓을 둘러싼 재벌 기업들간의 경주로 마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종합해보면 PCS사업권 경쟁은 국내 4대 재벌그룹 인삼성 LG 현대의 경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 4대 그룹은 그룹 상층부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을 받으며 PCS만을 준비하는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뜨거운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PCS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LG그룹의 경우, 그룹 회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그룹 통신운영사업전략팀"을 구성, LG전자의 이헌조회장을 팀장으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안에 신규허가될 통신사업 가운데 PCS분야를 집중 공략키로 내부 방침을 확정하는 한편 그룹 비서실 직속의 통신사업팀을 구성, 남궁석 삼성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수장으로 하는 통신사업팀을 가동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현대그룹 역시 현대전자 내에 통신사업 추진 전담팀을 조직, LG 삼성에 이어 PCS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의 PCS팀 팀장은 청와대 경제 비서관 출신 홍성원부사장이 맡고 있다.

92년 제2이동전화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금호그룹도 PCS사업에 대해 강력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금호그룹은 94년 7월에 설립한 금호텔레콤과 금년 개소식을 가진 광주과학기술원내 금호정보통신연구소를 중심으로 PCS사업 획득에 본격 나섰다. 금호의 PCS사업 준비는 지난달 영입한 미국 예일대 출신 박재하 박사(금호텔레콤 사장)가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 동부그룹과 쌍용그룹 등 제2이동전화 사업권 경쟁 경험이 있는 그룹들이 PCS부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대우그룹도 PCS와 국제 전화중에 하나를 선택, 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도 점차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은 제조업체들과 손잡고 TDMA방식의 PCS시스템 개발을 추진중이고 한국이통 신세기 데이콤도 대대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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