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월드+인터롭97 특집] 현지 전문가 좌담회 내용

<참석자 명단>

정영조 퓨쳐시스템 연구소장

탁기호 뉴씨앤드씨 사장

박현준 유풍앤아이 사장

김동훈 제일네트워크 사장

윤상화 삼성전자 네트워크 영업부장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전문전시회인 「넷월드+인터롭97」행사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당초 ATM 관련 장비들이 주류를 이룰 것이란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참가업체들이 기가비트(Gb) 이더넷 스위칭장비를 대거 출시하는 이변을 보였다. 이번 전시회를 참관한 국내 네트워크업체 관계자 5명들과 현지에서 좌담회를 갖고 이번 전시회를 결산했다.

<편집자>

△사회(정영조 퓨쳐시스템 연구소장)=바쁘신 중에도 좌담회에 참석해주셔셔 감사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익스트림이라는 회사가 기가비트 스위치로서 전시회 출품작품중 대상을 받아 주목을 끌었습니다. 특히 기존 2계층 스위칭에 3계층 라우팅 기능을 기가비트 스위치에 탑재함으로써 비동기전송모드(ATM),인터넷프로토콜(IP)스위치 등과 함께 고속 백본경쟁이 본격 돌입하게 됐습니다. 고속백본 시장외에도 비대칭디지털가입자장치(ADSL)을 비롯해 종합정보통신망(ISDN), 케이블모뎀 등 고속 리모트 액세스 솔루션도 대거 출품됐습니다. 전반적인 전시회의 분위기를 한번 말씀해주시죠.

△박현준 사장=방금 사회자께서도 말씀 하셨지만 백본개념의 기가비트 스위칭 장비가 상당히 부각됐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직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참관해보니 예상보다 빨리 도입된 것같습니다. 상용화가 곧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기가비트 이더넷장비의 경우 기존의 IEEE 802.3Z규약, 또는 CSMA/CD방식, 그리고 이에 대한 표준이 없다는 점 등 몇몇 장애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회= 3계층 스위칭 기술이 표준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3계층에서 운용되는 라우팅은 병목현상으로 인한 속도의 한계로 3계층 스위칭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경향입니다.

△탁기호사장=옳은 지적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지금까지의 인터넷 장비가 1,2세대의 개념을 넘어 공중전화망(PSTN)을 수용하는 56kbps급 이상까지 지원이 가능한 리모트 엑세스 장비의 출시도 활발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가 지난 해에 비해 관람자가 많이 줄었는데 이는 이미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를 알고 있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회=이번 전시회의 참가업체가 6백여개 업체입니다만 아쉽게도 국내 업체로서는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참가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윤상화부장=국내 업체로는 우리만이 참가한게 대단히 아쉽습니다. 특히 ATM스위칭 장비에 국한하다보니 기가비트 장비는 출시를 못했습니다. 솔직히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아직까지도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우리도 시작하고 있다는데 그 의의가 크다고 봅니다. 앞으로 기가비트 장비의 개발 공급을 위해 국내에 기술력 있는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을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사회=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노벨 등도 중소기업체들과 손잡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앞으로 국내 네트워크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같은 사례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상화부장=저희들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니고 있는 중소기업체들과의 공동 기술개발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참신한 제품의 개발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탁기호사장=국내 네트워크 장비의 90%이상이 외산입니다. 국내에서는 제일 크다고 생각되는 기업들이 새로운 장비를 적극 개발 공급하는 시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동훈사장=매년 전시회를 참관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전시회가 종전과는 달리 규모면에서나 출시작품수에 있어서도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월드마켓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출시동향을 관심있게 둘러 보았는데 NEC 등이 주로 ATM장비를 많이 출시했습니다. 특히 하이테크분야에서 일본이 많은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규모면에서나 기술력에서 다른 업체들에게는 상당히 뒤진 전시회였다고 평가됩니다.

△사회=몇몇 업체들이 자바로 인터넷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선을 보였습니다. 또한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는 TCP/IP 전문업체들의 변신 역시 크게 눈에 띄는 대목이었습니다. 「윈도95」와 「윈도NT」 등에 TCP/IP 프로토콜을 탑재,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큰 관심을 끈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윤상화부장=인터넷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우 관련 SW보안장비의 출시가 한층 두드러졌다고 보여집니다. 또 선마이크로사등도 자바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진전된 컴퓨팅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사회=원거리통신망(WAN)분야에서 리모트액세스, ADSL, 56kbps, 케이블모뎀 등이 고속솔루션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 말씀좀 해주시죠.

△탁기호사장=인터넷과 ISDN간 전용 라우터로의 접속은 현재 비용과다로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ISDN의 경우 ATM으로 넘어가기 위한 일종의 과도기적인 기술들이 많이 선보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동훈사장=그 점에 대해서는 동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허브나 스위칭장비의 출시가 활발했습니다. 네트워크제품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만업체들이 이 분야의 제품을 많이 출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회=무선 근거리통신망(LAN) 시장은 가격이나 표준화, 속도 등의 문제로 우수한 적용성에도 불구하고 확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가격이나 속도를 향상시킨 제품이 상당히 많이 출시됐는데 보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요.

△박현준사장=우리나라가 비교적 무선LAN 장비시장의 활성화가 늦은 편입니다. 외국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기존 제품 등에 있어 아직까지 기술개발이 활발하지 않습니다.하지만 무선 시스템 등 여러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보급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됩니다.특히 국내에서도 주파수만 할당되면 보급확대로 직결되리라 생각이 듭니다.

△탁기호사장=국내에서도 연말쯤 가서는 본격 무선 LAN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주로 대만의 업체들이 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윤상화부장=저희 회사도 최근 무선LAN 등을 개발했었으나 아직까지 국내 보급이 미미한 실정입니다. 특히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장비를 국내업체가 구입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업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입장입니다.

△박현준사장=국내 업체들이 닥치는 대로 외산장비를 무분별하게 도입, 국내 시장을 점점 더 어렵게 하고 있는데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왜 우리는 안될까」하는 의구심을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느껴봅니다.

△사회=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삼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 한개 업체가 10Mbps급에서부터 ATM까지 너무 많은 장비를 개발하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윤상화부장=언듯보면 그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전부」를 하는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도 시스코의 라우터처럼 특화된 제품개발을 위해 여러각도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좀더 지켜보시면 좀더 특화된 제품을 개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이번 전시회를 보고 느낀 점을 한마디씩 말씀해주시죠.

△윤상화부장=국내 네트워크 산업의 발전을 위해 삼성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김동훈사장=국내 업체들이 앞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내수는 물론이고 국제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탁기호사장=대기업이 특화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국내 중소기업체들이나 해외수출에도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을 다시한번 느낌니다.

△박현준사장=다소 늦었다고 생각할 때지만 국내 업체들도 좀더 많은 제품을 개발해 양질의 네트워크 솔루션을 전세계에 알렸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사회=그렇습니다. 저도 매년 전시회에 올때마다 느끼는 상황입니다만 기술개발에 대한 정확한 예측력과 개발력, 마케팅 능력 등 중소기업들로서는 다소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간 역할 분담으로 시장개척을 한다면 우리도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이 가능하리라 강조하고 싶습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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