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케이블TV 2차SO들 디지털 전송방식 택할까

한국통신이 지난해 디지털 전송방식인 「SWAN-II」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데이콤이 무선접속방식인 디지털 LMDS(지역간분배서비스)를 기륭전자와 공동으로 개발, 상용화할 것을밝힘에 따라 조만간 사업자가 선정될 2차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과연 이 방식을 도입할는지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2차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NO)참여와 관련, 한국통신의 입장은 불명확하다. 한국통신이 NO신청을 포기할지 아니면 참여할지, 만약 참여한다면 얼마나 많은 지역에 디지털기술을 제안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데이콤은 디지털기술을 발판으로 최대 12개 구역에 대한 지정신청 및 SO와의 계약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앞으로 2차 SO구역의 디지털 무선접속방식 도입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슈 및 문제점들은 차세대 TV방식인 「디지털 지상파TV」의 개발 및 보급에도 많은 참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정책적 관점에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청되고 있다.

먼저 관심을 끄는 항목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아날로그 LMDS가 20MHz대역폭을 1개채널로 구성, 영상신호를 전송하는 반면에 디지털 LMDS는 3~7MHz로 1채널을 구성할 수 있어 주파수 효율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개발된 장비가 상용화 모델이냐는 점이다. 미국 사이언티픽 애틀랜타사의 엔코딩장비를 도입하고, 기륭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송수신 시스템은 아직까지 프로그램 송수신만 가능한 시제품형태의 모델. 데이콤측은 올 연말쯤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LMDS용 세트톱박스는 새로운 부가통신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세트톱박스를 교체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양방향 서비스의 구현과 함께 요구된 기능을 풀서비스할 수 있는 세트톱박스의 상용화가 관건이다.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하게 되더라도 다양한 부가통신서비스를 충족시켜 줄 세트톱박스가 상용화되지 않는다면 디지털 LMDS는 주파수 효율성과는 별개로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

비용적 측면에서의 고려도 아직까진 기대수준을 밑돌고 있다.디지털 LMDS의 구성요소는 엔코딩시스템,주송신기,점대점송신기,안테나,세트톱박스로 이어지며 전체적인 단가는 아날로그 LMDS의 3배∼5배정도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아날로그 LMDS의 경우 현재 컨버터가격이 10만원,송신장비가격은 아날로그 유선전송방식의 20~30%수준인 점을 감안해볼 때디지털 LMDS는 전송망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유선방식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다.

문제는 계약당사자인 SO의 투자비 부담이다.SO가 디지털LMDS를 도입할 경우 옥상에 설치할 안테나는 별도로 하고 세트톱박스만 고려해도 아직까진 경쟁력이 아날로그에 비해 한참떨어진다.디코더를 비롯한 핵심 칩부품의 가격이 아직까진 대중화수준에 달하고 있지 못해 디지털 세트톱박스 가격은 아날로그 컨버터에 비해 최소 3배이상 비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세트톱박스를 교체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는데다 세트톱박스 비용이 아직까진 아날로그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디지털시스템의 어려움을 극복해줄 정부의 정책적 의지도 아직은 겉돌고 있는 것으로분석되고 있다.정보통신부는 주파수 효율성제고를 위해 디지털 기술접목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갖고 있다.하지만 정책추진 내용은 디지털기술 상용화와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 LMDS는 2차 NO지정이 마무리되고 SO와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8백MHz 대역폭의 주파수허가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디지털 LMDS는 고유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채널용량외에 즉 주파수효율성 제고로 가능해진 여유 채널을 회수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원칙이다.따라서 디지털LMDS가 NO나 SO에게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다른 한편에선 사업제안서(RFP)심사를 통해 지정,허가되는 LMDS주파수 배분제도 자체가 NO로서는 수조원의 특혜를 받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물론 여기에는 디지털LMDS가 수조원의 이권사업으로 이어지는 전제조건은 여유채널에 대한 사업화보장이다.

이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할때 개발자로 부터 여유채널을 회수할 것인가 아니면 여유채널에대한 사업화를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정부의 운신 폭은 좁다고 해석된다.하지만 현재의 기술정책만을 놓고 볼때는 「여유채널회수」라는 원칙이 디지털기술에 대한 개발유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

데이콤이나 디지털LMDS를 개발하려는 업체들은 『고가의 비용으로 투자를 해야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상용화한 디지털 기술이 개발자나 수용자측면에서 아무 이익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러한 제반여건에 대해 데이콤측의 대응책도 관심거리이다.기술경쟁력에서는 아직까진 아날로그와 대등한 수준이고 가격경쟁력에서는 오히려 떨어지는 디지털시스템을 SO에 제안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처를 마련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데이콤은 NO지정에 따라 SO에 오는 99년초 서비스되는 시내전화망 고도화와 초고속망의 가입자회선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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