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통신시장 개방 대응방안

郭 治 榮

전세계 기본통신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개방을 목표로 개시된 세계무역기구(WTO) 기본통신협상이 지난 2월15일 타결되었다.

금번의 기본통신협상 타결로 전세계 통신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69개 국가의 통신시장이 개방됨으로써 거대한 세계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사업자간 무한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21세기 통신대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게는 선진국에게 국내 통신시장을 잠식당할 위험과 동시에 세계를 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는 두가지 가능성이 함께 주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통신시장은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권에 속하는등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근 1백년 가까이 유지된 통신분야의 독점체제에 경쟁이 도입된 지는 수 년에 불과해 통신업체들이 경쟁환경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시장이 선진 통신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되어 이들간의 각축장이 될 우려가 있다.

특히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등 경쟁력이 외국의 선진 통신사업자들에 비해 뒤져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외국 사업자들의 본격적인 국내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2001년을 결코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의 준비가 소홀할 경우 자칫 국내 통신시장을 외국사업자에게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외국의 대형 통신사업자들은 그간 국내에서 운영해 온 지사의 활동을 강화하는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초기에는 독자적인 설비를 갖추어 진출하기 보다는 합작투자나 지분참여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는 한편, 독자적인 시장진입이 용이한 틈새시장(Nitch Market)에 집중적으로 진출할 것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통신사업자의 대응방안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가지 측면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서비스의 고도화, 다양화, 저렴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틈새시장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최적의 가격구조로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 서비스」를 비롯, 기업고객등 대형 이용자들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통신수요를 가장 경제적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및 「글로벌 솔루션(Global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로, 통신시장 개방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즉, 통신시장 개방을 위기가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시장이 글로벌화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의 경쟁에만 집착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장비업체와 서비스업체의 동반 해외진출 및 사업다각화등을 통해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고, 선진 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세계 유수의 통신사업자로의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통신시장에 대해 예민한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업자 중심에서 고객의 필요에 따라 사업자가 적응해야 하는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은 점점 단축되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통신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민감하고 세심한 자세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사업관련 정부부서나 기업가, 근로자 모두가 통신사업이 독점사업 또는 이권사업이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재무장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또한 이같은 관점에서 아직까지 독점상태로 남아있는 애로부문의 독점력을 경쟁에 활용하는 것은 우리 통신사업자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는 점을 공감하고, 공정한 경쟁조건하에서 경영효율과 시장감수성에 기초한 경쟁을 펼치도록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데이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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