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텔이 「정보기술(IT) 제국」 건설의 깃발을 치켜들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의 패권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기술분야로의 사업영역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인텔이 새롭게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는 분야는 컴퓨터 네트워킹에서부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비디오폰, 인터넷 게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따라서 인텔은 자체 기술개발은 물론 기업인수 및 타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 기술학보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2년간 제휴 혹은 인수를 위해 자본을 투자한 업체는 50여개, 마이크로프로세서 이외의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R&D)비용은 연간 5억달러에 달한다.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투자가는 이와 관련, 『우리가 투자하려는 기업들마다 인텔이 경쟁자로 나서고 있다』고 말할 만큼 인텔의 모험기업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이다.
이같은 인텔의 사업영역 확장 움직임은 해당분야 기존 업체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IT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인텔이 자신들의 활동분야에 진출할 경우 자신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인텔은 몇년 전 로직 칩세트시장에 진출, 2년 만에 시장의 85%를 장악하면서 기존 업체인 VLSI테크놀로지와 옵티사에 커다란 타격을 안겨준 바 있다.
인텔의 크레이그 바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그러나 이에 대해 인텔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이 전체 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텔의 투자활동이 궁극적으로 산업 내부에 새로운 기술의 수용과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텔측은 따라서 『현재의 투자속도를 늦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깊이없이 사업다각화만 추진하는 기업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실제로 인텔은 올 들어 매달 2건 이상의 기업투자활동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사업영역 확장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만도 비디오편집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어비드 테크놀로지에 대한 1천4백70만달러의 투자와 네트워크 기기업체인 스탠퍼드 마이크로시스템스에 대한 1천4백6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또 지난 1월엔 네트워크 교환기업체인 케이스 테크놀로지를 7천2백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역시 네트워크분야 업체인 지르콤의 주식 12.5%를 5천2백만달러에 매입하는 등 네트워크분야 공략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했다.
이밖에 인텔은 록히드마틴 및 칩스&테크놀로지스와 제휴해 고선명 3차원 그래픽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유럽의 위성통신 서비스업체인 「유럽위성 멀티미디어서비스」에도 지분참여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투자를 진행중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인텔의 적극적 투자활동이 IT산업에서의 인텔의 시장 영향력 확대와 매출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인텔의 투자확대가 비록 다방면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방면의 새로운 기술을 PC에 접목, 이의 효용을 크게 높임으로써 그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인텔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PC의 수요증가는 결국 인텔의 주력 상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요증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이용, 이같은 투자가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산업의 독점적 지배력을 21세기에도 유지할 수 있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지적이다.
그러나 인텔의 이런 움직임은 역설적이게도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의 경쟁자들에 인텔의 아성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업영역 확장노력이 활발할수록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대한 투자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AMD, 사이릭스 등 경쟁업체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AMD는 이미 멀티미디어 지원기능을 갖춘 「K6」 칩을 최근 발표하고 인텔을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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