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소형모터 산업의 현주소 (상);현황

소형모터산업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기, 전자, 기계, 자동차, 통신, 의료기기 등의 핵심 구동원으로서 소형모터의 시장 및 응용도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으나 국내 관련산업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전자부품종합연구소 임태빈 수석연구원이 통상산업부, 모터연구조합과 공동연구, 최근 발표한 「소형 정밀모터 산업현황 및 기술개발 수요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국내 소형모터산업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모터는 電磁氣적 현상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회전 또는 직선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변환부품이다. 이중 외경 35㎜, 출력 1백W 미만의 소형 정밀모터는 세계적으로 90년대 이후에도 연평균 10%대의 성장률을 지속하며 유망 부품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산업이 갈수록 고도화, 정보화, 자동화, 멀티미디어화되면서 구동원인 모터가 관련 세트기술을 선도하는 핵심부품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으며 심지어 무선호출기, 휴대폰 등 경박단소형 일부 통신제품의 경우 모터가 소형화의 관건이 될 정도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초정밀 제어, 반도체 및 신소재, 메카트로닉스 등 첨단기술을 응용한 극초소형 정밀모터, 압전세라믹 소재를 이용한 초음파 모터, 열전반도체나 형상기억합금을 채용한 신개념 모터 등 소형모터와 관련된 신기술 개발 및 실용화 연구열기가 최근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에 반해 국내 소형모터산업은 △일본의 해외 생산거점 이전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실 △핵심 소재 및 요소기술 등 인프라 취약 △독자기술력 및 투자여력 부족 △전문인력 태부족 △관련 세트업계와의 유기적 공조관계 취약 등 구조적인 문제로 성장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소형모터연구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형모터시장은 10억7천만달러로 8천억원을 웃돌고 있으며 이중 9억3천만달러가 국내에서 생산됐고, 1억4천만달러 가량이 수입됐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7억4천만달러가 내수용이고 30%선인 3억3천만달러는 수출용이었다.

그러나 국내 생산분의 상당부분은 시장규모가 큰 자동차용 DC모터와 부가가치가 낮은 가전용 AC모터이며 고부가 정밀모터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對日의존도는 92년 92%를 정점으로 계속 줄고 있으나 아직도 수입모터의 70%는 「메이드 인 재팬」이다. 지난 2월 말 현재 국내 소형모터업체 수는 세계 최대의 모터생산국인 일본의 3분의 1 수준인 약 1백3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연간 매출규모 50억원 전후인 중소업체들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해 기업 규모면에서 영세함을 드러내고 있으나 최근엔 대기업들과 중견업체들의 가세로 다소 무게가 실린 상태다.

국내 소형모터산업은 70년대 전후 선풍기, 세탁기, 냉장고 등 백색가전용 AC모터와 카세트라디오용 DC모터를 중심으로 성장, 80년대 중반 VCR 등 영상기기용을 거쳐 80년대 말부터 FDD, HDD 등 컴퓨터 기억장치용 브러시리스DC(BLDC)모터와 스테핑모터, 코어리스모터 등으로 이어지며 생산품목이 점차 고도화되는 추세다.

특히 고정밀, 저소비 전력, 장수명, 저소음의 장점을 지닌 BLDC모터는 86년 금성정밀(현 LG부품으로 이관)이 VCR용 캡스턴모터와 드럼모터를 독자개발, 양산에 돌입한 이후 삼성전기, 동양화학 등 대기업들과 대성전기, 한국파트너, 오리엔트시계, 삼홍사, 신광전자, 유유 등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 백색가전, 정보통신기기, 자동차용 등 신제품을 활발히 개발중이다.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일반 산업기계 등에 폭넓게 응용되는 핵심부품으로 약 1천2백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AC서보모터도 대우중공업, LG산전,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국산대체에 나서는 등 침체에 빠진 국내 소형모터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업계의 자구노력이 늦게나마 최근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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