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컬렉티브 솔,「Disciplined Breakdown」

컬렉티브 솔(Collective Soul)의 음악을 듣노라면 70년대가 생각난다. 그들이 특별히 70년대의 음악적 성향을 가졌다기보다는 그만큼 정통성에 치중했기 때문이다.대안음악,즉 장르 구분이 불가능한 록뮤직이 얼터너티브라는 이름아래 주류로 등장한 90년대음악계에서 컬렉티브 솔은 오히려 정공법이 돋보이는 밴드다.

지난 94년 데뷔앨범 「Hints Allegations and Things Left Unsaid」의 수록곡 으로 주목을 받은 그들은 화려한 데뷔 이후 소포모어 컴플렉스(2년생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여러 뮤지션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계속 중량급 밴드로서 무게를 굳건하게 지켜왔다.

컬렉티브 솔은 이후 등 잇달아 히트작을 내면서 데뷔작만 성공하고 마는 이른바 반짝밴드(OneHit WonderBand)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빌보드차트를 비롯한 각종 차트나 음악상에서 최고의 록송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누려 음악적, 상업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90년대 등장한 록밴드 중 별다른 음악적 기복이 없는 상태에서 음반판매고까지 높은 밴드라면 펄 잼과 스매싱 펌프킨스를 들 수 있겠다. 물론 이들 전에 얼터너티브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너바나가 있지만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제외시켜야 할 것 같다. 컬렉티브 솔은 이들 보다 카리스마적 요소가 약한 듯하지만 굳힌 땅 다지기 면에서는 반열에 오를 만하다.데뷔앨범과 2집앨범이 각각 3백만장 정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의 새 앨범 「Disciplined Breakdown」도 그런 전례에 비추어 안정세를 짐작케 한다. 그룹 리더이자 보컬인 에드 롤랜드가 전곡을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했는데,그가 조지아주 한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8년 이상 엔지니어로 일했던 관록들이 앨범에묻어나온다.

롤랜드 외의 멤버들은 전부 한 동네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같이 호흠을 맞춰왔다. 멤버 중 리듬기타를 담당한 딘 롤랜드는 에드와 9살 터울진 형제간이다. 이들 형제는 침례교 목사인 아버지의 엄한 교육 밑에서 대중음악은 거의 듣지못한 채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전해진다.그런 탓에 컬렉티브 솔의 음악은 정통 록이지만 가사내용에 언뜻언뜻 종교적인 색채가 배어있다. 특히 2집앨범 수록곡인 뮤직비디오는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메시지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잘 맞아 든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현재 좋은 반응을 얻는 곡은 첫 번째 수록곡인 이지만 전체 앨범색깔은 발라드 넘버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중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아름다우면서도 적당한 빠르기의 템포를 유지하는 라든지 같은 곡은 슬프지 않은 발라드를 좋아하는 이들의 입맛에 꼭들어맞을 곡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발라드 전문의 록밴드로 볼 수는 없겠다.이미 거론했듯이 컬렉티브 솔의 장기는 70년대의 정통을 이어받는 중량감에 있기 때문이다.

<박미아, 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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