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제42회 "정보통신의 날" 의미

22일은 마흔두번째 맞는 정보통신의 날이다.

지난 94년 12월 단행된 정부 조직개편으로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재출범하면서 기존 체신의 날에서 이름을 바꾼 정보통신의 날은 지난 1884년 우정총국의 개설을 지시한 고종(高宗)의 전교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근대적 의미의 우정이 도입된 지 1백13년, 체신부에서 정보통신부로 발전적 변신을 한 지 세번째 맞는 이번 정보통신의 날 행사는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에 따른 통신시장의 개방추세와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구축 열풍이라는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보통신산업 발전 종합대책」이 시행되는 첫해인 동시에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해 10년 가까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국내 통신사업의 경쟁체제 도입 정책을 마무리하는 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정보통신 정책을 이끌어가고 있는 정보통신부나 정보통신업계의 입장에서 이번 정보통신의 날은 그동안 축적해온 정보통신 분야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백여년간 국내 정보통신 분야 발전사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지칭되는 경제발전에 비견될 만큼 비약적이다.

1896년 궁내부에 최초의 자석식 전화를 개통하고 이어 1902년 13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업무를 시작한 전화는 해방되던 해 3만6천명에서 지난해 말 1천9백33만명으로 1가구 2전화시대를 맞을 만큼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화회선수 역시 80년대 대규모 시설투자에 힘입어 87년 1천만회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현재 2천2백56만6천회선을 기록, 세계 9위의 통신시설 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1백인당 전화가입자수는 42.7명. 1913년 12월 서울과 동경 사이에 무선전신으로 시작된 국제통신은 88년 금산위성지구국과 보은위성지구국을 차례로 개통하면서 본격적인 위성통신시대를 열었으며 80년 최초로 한, 일간 해저동축케이블(JKC)이 포설된 이래 한국-일본-홍콩(90년5월), 한국-러시아-일본(95년 1월), 한국-중국(95년12월), 한국-일본-동남아9개국(96년11월)을 연결하는 해저광케이블이 완공됨으로써 환동해권 초고속정보통신망이 구축됐다.

이같은 기본통신 분야의 발전에 이어 최근 들어서는 불모지였던 무선통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동전화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3백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용하고 있으며 무선호출분야는 1천2백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초 세계 처음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인 이동통신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C통신 서비스도 88년 데이콤의 천리안 서비스를 시작으로 한국PC통신의 하이텔, 나우콤의 나우누리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지난해 말 유료가입자가 2백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세계 정보통신 시장의 상황은 우리를 지난날의 성과에 만족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있다.

첨단 기술력을 앞세운 세계적인 정보통신 업체들이 노른자위 시장을 겨냥해 물밀 듯이 밀려들어올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정보통신의 날은 자축연이기보다는 무한경쟁 시대를 향한 출정식에 가까운 의식으로 치러져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높다.

<최승철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