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직업도 있어요] 사이버 아티스트 이성강씨

지난 9일 서울 명륜동 대학가 「보다」라는 갤러리에서는 컴퓨터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순수창작 공연이 펼쳐졌다.

갑자기 관람객을 둘러싸는 거울. 거울을 통해 비쳐진 수천개의 화면이 일제히 같은 장면을 동시 상영하고 그 곳에서 관람객은 화면속 주인공과 함께 어두운 골목을 걷는다. 후미 진 구석에서 마주친 섹시한 여자. 머리 속에 가득 떠오르는 성적인 환상 들.

「전설」과 「섹스」를 주제로 한 컴퓨터애니메이션 공연 「달」의 내용 일부다.

컴퓨터를 통한 순수 창작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을 「사이버아티스트」라고 부른다. 사이버아티스트는 일반 상업적인 컴퓨터애니메이션이 아닌 순순예술을 지향하는 사람들로 프리랜서 이성강씨는 사이버아티스트 1호다.

그는 『컴퓨터가 상업적 정보이용으로 사막화되는데 반대한다』며 「컴퓨터속의 인간적 예술화」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은 어렵다고 한다.

컴퓨터애니메이션과 영상기술을 통해 일종의 실험 설치미술인 「사이버 아트」는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게임을 종합한 컴퓨터예술이다.

이씨는 『우리 작품은 명확한 주제의식과 그림자체의 작품성이 있어 단순한 만화영화와 구분된다』며 『이번 달은 지난 6개월의 작업끝에 내놓은 것으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통한 인간탐구가 목적이며 여성에 대한 억압, 억눌린 성의식에 의한 내적분열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고 말했다.

컴퓨터속에서 만들어지는 가상현실을 현실공간으로 끌어내 입체화하기 위해 「달」은 전시장 중앙에 높이 2m의 대형 스크린을 세우고 주위를 거울로 둘러쌌다. 관람객이 중앙에 놓인 컴퓨터속의 화면을 움직이면 이 화면이 영사되어 주변 거울위에 비친다.

사이버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예술적감각이 있어야 하며 자기표현이 뚜렷하고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도 갖춰야 한다.

대학이나 일선 그래픽학원에서 기본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여기에 자신의 순수예술에 대한 노력을 통해 완성해야 만이 진정한 사이버아티스트가 된다고 이씨는 말한다.

컴퓨터라는 공간에서 자기표현을 구체적으로 펼치는 사이버아티스트는 컴퓨터예술의 순수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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