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케이블TV 전송망사업 대접전 (2)

한통·한전의 2차NO 전략

2차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NO) 지정을 바라보는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의 심기는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다. 예상과 달리 2차 NO지정과 관련, 그 위상이 형편없이 추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1차 종합유선방송국(SO)구역에서 전송망 포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나 이에 대한 공과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된 불만이다. 특히 한국전력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한국통신에 비해 한층 더 심각한 상태다.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은 지난 1차 NO선정과정에서 사실상 전국사업자로 지정됐고 이에 따라 전국을 양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전국 53개 케이블TV SO 중 한국통신이 21개 SO구역을 맡았고 한국전력이 32개 구역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2차 NO지정과정에서 이들 사업자는 해당 사업구역마다 NO로 지정받아야 하며 지정을 위해서 주요 사업자들과 경합, 2위권 내에 들어야 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더구나 중계유선방송 사업자가 해당 중계유선지역 내에서 우선지정이라는 형식을 취함에 따라 SO구역 전체사업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최고득점을 차지해야만 하게 됐다.

차점자는 중계유선을 제외한 지역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때문에 해당 SO구역전체 NO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1등을 차지하지 않으면 사업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업제안서 작성에서의 어려움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1차 NO지정 당시에는 전송방식이 유선에다 아날로그 전송방식의 사업제안이 대부분이었고 두 사업자 모두 간선망은 구비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2차NO에서는 1차 때와는 기술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심사과정에서 핵심변수로 등장할 무선접속 방식이 추가된 데다 유선방식에서도 아날로그 외에 디지털 방식이 새로 추가돼 심사과정에서의 평가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1차 NO지정을 독식했던 한국통신이나 한국전력은 2차 NO전략에 대해서는 현재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SO구역에서 한국통신, 한국전력 외에도 무선사업자, 중계사업자, 대기업, 데이콤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인 데다 「손에 쥔 자신의 카드」가 드러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할 때 몇가지 사항은 예측할 수 있다. 먼저 한국통신은 이번 2차NO지정에 대해 핵심사업구역과 그렇지 못한 구역을 정리, 사업계획서 작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방식인 「SWAN Ⅱ」와 7백50급 HFC(Hybrid Fiber Coxial)망, 다지점다채널분배서비스(MMDS)와 지역간다지점통신서비스(LMCS) 무선접속 방식을 적절히 배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통신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방식인 「SWAN Ⅱ」의 경우 아날로그와는 달리 투자비용이 엄청나 경기도 내의 수도권 SO구역과 울산 등 광역화를 전제로 한 도시권 등에 국한해 제안될 것으로 보이며, 여타 농어촌지역에 대해서는 1차SO구역인 춘천을 모델케이스로 망투자비용을 고려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농어촌 등 지방의 경우 가입자층의 경제력이 두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해 7백50급 HFC와 MMDS 방식이 혼합돼 제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사업의 고도화와 통신사업 진출을 위해 케이블TV 전송망사업을 추진해 왔던 한국전력의 경우도 상황은 어려워졌지만 투자비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 24개 구역에 대해 참여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해당SO구역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강조해 왔던 HFC망의 유선접속 방식에서 한발 물러나 무선방식의 접목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력은 특히 NO지정이 케이블TV사업 성패와 직접적으로 관련됐다는 점을 감안, 심사과정에서 최고점수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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