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 타이틀시장에 제작사와 유통사간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일부 중소 타이틀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반면 유통업체들은 타이틀 개발참여를 선언해 제작과 유통의 고유영역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제작, 유통업체들의 상호 진출은 제작업체로서는 국내의 취약한 유통구조를 스스로 개선해 올바른 유통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유통업체에서는 일선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제품을 자체 기획해 소비자 중심의 제품개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층 더 호응을 얻으면서 확산될 조짐이다.
현재 타이틀 제작업체 중에서 유통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거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3, 4개에 달한다.
파스텔(대표 김병근)은 최근 별도의 유통업체인 「링스」사를 설립하고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유통회사를 설립하면서 자사 제품은 물론 2, 3개 국내 제작사의 제품을 위탁판매할 예정이며 미국 마이크로미디어사의 어린이교육용 타이틀 패키지 제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용산전자랜드 1백50여곳과 서울지역 세진컴퓨터랜드 70여곳에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자체 홍보전시판을 제작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김병근 사장은 『3년간 타이틀 제작에만 전념했으나 판로확보에 가장 큰 애로를 겪었다』며 『현재 국내 유통체제로는 자체 개발제품의 판매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별도의 유통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아이피소프트 역시 최근 상호명을 에메트(대표 이덕하)로 변경하고 제작과 유통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에메트는 최근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내에 매장을 개설하고 자사 제품 등 국내 제품 7, 8종과 함께 미국 브러더번드, 월트디즈니사 제품 등 총 10여종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수도권지역에서는 유통마진율 30% 이하로 줄일 예정으로 다음달부터 6대 광역시 중심으로 지방에 직판대리점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밖에 솔다(대표 김정한)가 협력업체인 코리아컴퓨터, 양재미디어, 인터컴, 테크미디어 등과 함께 유통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기존 유통업체들의 개발시장 참여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난 2년여간 국내외 타이틀 제작사의 국내 총판을 맡아왔던 아리수미디어(대표 이건범)는 올 초 유아대상 동요 노래방 타이틀 「퐁당퐁당」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3, 4종의 자체 기획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총판을 맡고 있는 국내 타이틀업체와 교사, 학부모 등이 참가하는 협력체를 구성해 교육현장에서 요구하는 분야별, 연령별 특화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시스텍(대표 김명호)역시 지난해 말 일부제품에 대한 판권계약을 체결한 인텔리젼스오브코리아 등과 함께 제품 공동기획에 참여하는 등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김명호 사장은 『우선 개발업체와 공동개발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후 자체 기획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 某개발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올해 안으로 제3의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빌트인 CD등 일부 유통업체들도 여건만 형성되면 언제든지 제작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전 단계로 개발업체의 제품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타이틀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제작사와 유통사간에는 국내 타이틀시장침체의 이유를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등 불신의 벽이 높았다며 업체간 상호 진출을 통해 협력관계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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