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합(EU)이 지난 1일부터 수입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최저가격제(minimum prices)를 다시 실시, 한국과 일본 반도체 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EU의 최저가격제란 원칙적으로 생산 비용에 일정 비율의 마진폭을 더한 가격을 최저가격으로 삼아, 이를 밑도는 가격으로 수출하는 업체를 제재한다는 것으로 덤핑 수출에 대한 규제 조치의 하나.
EU는 이같은 최저 가격제를 지난 90년 일본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했다. 이후 93년 3월부터는 한국 업체들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등 EU의 최저 가격제가 확대 실시돼 오다 세계 메모리 시장의 가격 상승에 따라 95년 6월부터 시행이 중단됐다.
EU는 그러나 지난해 세계 반도체 업계의 공급 능력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이 폭락하자 지난달 10일, 최저 가격제를 유예 기간을 거쳐 4월 1일부터 부활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최저가격제의 적용 대상은 58억달러에 달하는 유럽 반도체 시장에서 80%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 EU의 이같은 조치는 물론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유럽 반도체 산업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이들로부터는 환영을 받고 있지만 적용 대상 업체들은 물론 역내 반도체 수요 업체들로 부터도 불만을 사고 있다.
최저가격제를 실시하면 수입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이 예상돼 유럽 반도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수요 업체들은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 이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생산 비용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EU내 반도체 업계와 반도체 수요 업계간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EU는 난처한 입장에 빠져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추진되고 있는 다자간 정보기술협정(ITA) 및 한국과 일본 업체의 감산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의 재상승 등 새로운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EU의 최저가격제 실시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때문에 EU는 최저 가격제를 일단 오는 6월까지 실시하는 한편 그 이후 이의 계속적인 시행 또는 조정 여부를 검토,결정하기로 함으로써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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