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정보가전-HDTV 개발 어디까지 왔나

고선명(HD급) 디지털 TV는 현재 정보가전의 최종 완성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HDTV가 현재 디지털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디지털 TV(SD급) 보다도 화질과 음질면에서 훨씬 뛰어날뿐 아니라 다양하고 선명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등 멀티미디어 시대에 가장 완벽한 제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HDTV는 「꿈의 TV」 또는 「정보가전의 결정판」이라 불리고 있으며 HDTV의 상용화 시점부터는 전자, 정보통신, 방송 등 직접적으로 관련된 산업은 물론이고 의류, 화장품 등 다른 산업에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방송에 등장하는 사람의 땀방울과 옷색깔 등까지도 TV화면에 선명하게 나타나므로 관련산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세계 유수의 전자기업과 방송국 등이 HDTV 개발에 매달리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는데서도 HDTV의 파급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기업들이 HDTV 상용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디지털 TV 국제표준화의 기선을 잡는데 혈안이돼 있다.

그러나 HDTV는 그 주역인 방송국에 엄청난 투자비를 요구하는데다 아직 관련산업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아 방송 자체에 엄두를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애틀란타 올림픽때 HDTV 시험방송을 계획했던 미국이 막대한 투자비 때문에 연기한 것이나 EU가 당분간 HDTV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 디지털(SD급) TV 방송에 전념키로한 것 등은 HDTV 시대의 개막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HDTV 시장은 그래서 오는 2000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전세계 HDTV 시장수요는 2000년에 5백만대 규모를 형성하기 시작해 10년후인 2010년경에는 이보다 6배 정도 늘어난 3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에 조금씩 HDTV 시장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표준 제정작업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핵심기술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HDTV의 개발을 국책연구개발사업으로 선정해 지난 94년에 HDTV 수상기를 제작한데 이어 지난 95년말부터 HDTV용 ASIC 개발에 착수, 최근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낸 수준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 전자대기업들이 참여해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독자적으로도 기술력 쌓기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표준규격(GA)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제니스사를 인수한 LG전자는 제니스와의 기술협력에 힘입어 상당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삼성전자도 미국 제너럴인스트루먼트(GI)사와 기술협력을 통해 듀얼모드 비디오 디코더 회로개발을 추진하는 등 독자기술 확보에 열중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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