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의 이상희 회장이 전격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이 단체의 회장직을 맡아 온 이상희 국회의원이 지난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후임자로 H모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12명(대리인 포함)의 이사들은 『시기나 여건으로 보아 사임은 부적당하다』면서 이 회장의 사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회장이 사퇴 의사를 고수하자 앞으로 이사들끼리 논의해, 후임 회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이날 회의는 마쳤다.
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본인 스스로 협회 업무에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협회를 구심점으로 삼아 분열된 게임소프트웨어 업계를 통합하는 데 역점을 두고 열성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상희 의원의 명망을 활용, 대정부 차원의 로비에 주력하기를 바라는 게임 업계의 생각과 이 회장의 생각간에 괴리가 커지면서 협회의 일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 회장이 점차 협회 업무를 혼자 이끌어 가는 현상이 발생, 게임 업계에 회의감이 들어 결국 협회장직을 사퇴하게 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에 개최된 「에듀게임월드컵행사」에서 6천만원대의 부채를 안게 됐으나 게임업계가 이를 지원하지 않아 혼자의 힘으로 처리해야 했던 점도 협회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협회장직 사퇴에는 정보통신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정통부의 일부 관계자들이 협회 설립부터 주도적으로 관여, 정통부 산하의 사단법인체로 게임협회를 발족하고 이 회장을 영입했으면서도 협회가 제자리를 잡아나가도록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은 점이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
즉 정통부는 처음부터 게임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차원에서 각종 연구과제를 주어 게임협회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다른 기관들을 이용함으로써, 협회가 명실상부한 게임업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대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게임업계와는 전혀 유리된 채, 일부 정통부 관계자와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불쑥 협회를 급조해 놓고 나서 협회를 방치, 이 회장이 사퇴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결국 또하나의 협회만을 만들어 게임업계의 분열만을 가져온 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는 이 회장의 사퇴의사로 당분간 표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이 회장의 사퇴의사로 차제에 게임협회의 활성화를 위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부처의 로비를 통해 게임업계의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기웃거리는 일부 게임업계의 인사들을 배제하고 중견기업과 젊은 제작사들을 중심으로 협회를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지적된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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