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在奎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21세기 정보시대에 우리나라가 일등국가가 되기 위한 비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고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들이 번영하지 못함은 천재들의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괘도를 벗어났음에 기인함을 역사와 현실에서 본다. 미인은 이상한 데가 없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잊기 쉬운 정상적 자세를 되새겨 우리의 중심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첫째, 우리의 역경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자세는 비단 정보시대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지진이 있는 나라에서 내진공법(耐震工法)이 발달하고, 더운 나라에서 에어컨이 발달하고, 섬나라에서 항해술이 발달한 것과 같다. 그러나 어떤 족속들은 계속 지진으로 무더기로 죽어가고, 덥다고 옷만 벗고, 섬나라에서 고고학적 생태계를 유지만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민족의 구조적 어려움 가운데 정보통신기술로 극복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이 문제도 해결하고 그 결과 이 문제에 관한 한 세계 최초이자 최고인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런 의지와 기상이 있을 때 우리 젊은이는 꿈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땅은 좁고, 인구는 많고, 부존자원은 부족하다. 이런 간단한 문제(?)는 간단하게 풀어야 한다. 땅이 좁으니 건물을 고층화하고, 주차는 지하에 하고, 팔 자원이 없으니 사람을 세계 최고 경쟁력으로 교육시키고, 교통수요를 극소화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망을 탁월하게 갖추고, 차량운전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도록 도심내 대중교통수단을 갖춤과 함께 전원주택에서 출근한 차량을 도심 대중교통 접촉점에 대단위 주차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절약된 공간전략으로 자연은 우리가 그 안에 살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유지된다. 현실에 몸담고 있는 필자가 이렇게 되지 못하는 이유를 왜 모르겠냐마는 안타까운 것은 이런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버리고 꿈을 잃어버린 것이다. 미래의 꿈을 되찾자.
둘째,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이 없으면서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될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화 관련기술과 경영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수익자 부담원칙으로 세계에서 학자금이 가장 비싸고 교육의 질이 가장 좋은 대학이 우리나라에 있어야 한다. 교육기회 균등은 의무교육에 해당되어야 할 논리이지 대학교육에 적용되어야 할 논리가 아니다. 수요만큼 자유롭게 우수한 대학이 발전해야 한다. 국립대학은 부족한 획일적 지원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발전 전략차원에서 차별화하면서 성장시켜야 하지 않을까.
이런 연구 분위기가 산학 협동으로 연결되고 그 결과가 상품화되어 비로소 세계시장을 석권하게 될 것이다. 이 논리도 간단하지 않은가.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셋째, 정보사회는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전제로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시내버스 안내양이 없어졌고, 그후 고속버스 안내양도 없어졌다. 교환양도 없어졌다. 물론 이 직분에 종사하던 분들의 아픔을 묵살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과거의 업무형태를 그냥 두고 교통요금과 통신요금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제 정보시대의 문턱에서 일부 화이트칼라 업무의 자동화로 말미암은 노사분규가 예상된다. 그러나 정보화의 물결은 어쩔 수 없는 대세임이 명백하다. 그렇다고 직업을 잃게 될 근로자들을 버리듯이 팽개칠 수만은 없다.
또 다시 간단하게 생각하고 싶다. 그들을 재교육시키자. 정보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 재교육은 정보사회를 맞기 위한 사회적 의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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