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보기술(IT)업계가 PC 등 컴퓨터 하드웨어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아시아 업체들과의 경쟁에 밀려 PC시장에서 고전해 온 유럽의 주요 IT업체들이 脫하드웨어를 선언하고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의 틈새시장 개척을 통해 변신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유럽 최대의 IT업체를 다투는 프랑스 불社와 이탈리아 올리베티가 PC 시장에서 철수하고 독일의 에스콤이 파산신청을 내는 등 유럽 업계는 PC 경쟁력에서 여실히 한계를 드러냈다. 기술 및 가격면에서 미국과 아시아의 경쟁업체들에 뒤처진 결과였다.
유럽 IT 업계를 대변하는 「유로비트」의 브루노 램보기니 회장은 이와 관련, 『주요 부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 업계의 입장에서 PC 제조업은 부가가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유럽 업체들은 PC 시장에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최근 유럽 업체들의 탈하드웨어 러시는 이런 사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이들은 그 대안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망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올리베티는 몇년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데스크톱 서비스 시장 개척의 선봉에 서고 있으며 상당수 업체들은 비지니스 소프트웨어나 게임 및 가상 현실 프로그램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자원의 활용방안 등을 수립하는데 사용하는 비지니스 소프트웨어는 최근 유럽 IT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 열기가 뜨겁다.
SAP, 소프트웨어 AG, 바안, 비지니스 오브젝츠 등은 이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유럽 업체들로 꼽힌다.
이밖에 영국의 JBA란 회사는 특수제조 소프트웨어로 자국 시장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매출액을 올리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유럽의 풍부한 문화적 유산을 기반으로 인터넷 정보 제공 사업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한편, 유럽업체중 유일하게 5%의 점유율로 유럽 PC 시장에서 5위권에 들어 있는 독일의 지멘스닉스도르프(SNI)는 다른 유럽 업체들과는 달리 현재로선 PC 사업을 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대신 PC를 포함해 서버와 메인프레임 등 하드웨어 사업의 매출 비중을 현재 70%에서 50%로 낮추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의 내용을 점진적으로 개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업체들의 변신 노력은 한편, 이 지역 시장에서 서비스 분야 등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역외 업체들과의 경쟁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IBM은 현지 업체를 인수, 이 지역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전자 백과사전인 「엔카르타」 등을 판매, 유럽 시장에서의 매출액을 늘려갈 계획이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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