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협회에 바란다

국내 인터넷 분야에 등대역할을 담당할 한국인터넷협회(KRIA;Korea Internet Association)가 최근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그동안 인터넷분야를 선도할 제대로 된 기관 하나없이 산발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국내 인터넷 관련업무가 이번에 인터넷협회로 단일화되면서 공식적인 국내 대표기구로 문을 연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인터넷인구가 이미 70만을 넘어섰고, 인터넷망에 접속된 국내 도메인수가 3천개를 육박하는 등 오히려 인터넷분야에 네티즌이나 기업들이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인터넷협회의 설립은 오히려 늦은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인터넷협회의 설립이 매우 환영받을 만한 이유는 개인이나 기업차원에서 풀어나갈 수 없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고, 이러한 문제의식의 공감대를 협회를 통해 발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통신업계는 물론 네티즌들이 인터넷협회에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

이번에 문을 연 인터넷 협회의 설립 목적은 크게 인터넷의 보급확산과 이용 촉진에 있다. 또 인터넷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강화하고 국내외 상호교류를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며, 정보화사회를 대비해 인력양성을 꾀하는 것도 협회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국내 현실과 여건을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이러한 과제를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쉽게 해결하기란 만만치 않다. 이미 선진국에 뒤처진 표준활동과 기술격차는 물론 인터넷사업에 투자는 해도 수익을 건지기 힘든 환경여건 및 법, 제도 등 헤쳐나가야 할 난제가 곳곳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변하는 세계 각국의 인터넷기술 및 시장동향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할 기구없이 이대로 방치해 두었다가는 정보후진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따라서 인터넷협회는 설립과 동시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 국제교류 및 대외협력 활동이 아닌가 한다. 이미 전세계 주요국가들은 인터넷을 21세기 정보산업을 이끌 인프라라는 점을 인식, ISOC와 ITFT, Web, Internet Exchange 등 국제 인터넷 기구 및 학회를 만들어 자국의 입김을 강화하고 있는데 반해 그동안 우리는 이들기구에 이름만 걸어놨지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인터넷 관련정보의 교류와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협회가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 중 하나이다. 무엇이 미래 정보통신산업의 대세인지를 가늠하기 힘들정도로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상당수의 국내 기업들이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던 게 현실인 점을 고려할 때 협회는 서둘러 인터넷 신기술 및 시장동향을 파악, 국내 산업계에 신속히 알려 산업발전에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또 인터넷 사용자층이 일반인으로 점차 확산되면서 이제 인터넷이 어느 특정그룹의 몫이 아닌 현실사회를 그대로 가상공간에 복사한 가상사회로 변해가고 있음을 고려해 이에대한 대비책을 마련, 여론수렴이나 정책건의 등을 통해 법, 제도에 반영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례로 인터넷의 쇼핑의 경우 공급자는 실 점포의 운영비와 재고부담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으나 현 상법상에서는 공정거래법에 묶여 파격적인 가격할인을 할 수 없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밖에 네트워크망간 효율적인 연동이나 국내외간 라우팅, 해커 방지를 위한 암호화기술 등 기반기술의 보급확산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다.

망망대해인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는 기업이나 사용자들이 순풍에 돛을 달고 정보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도록 꺼지지 않는 등대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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