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95)

선과 악을 가장 상식적으로 나누어 놓은 종교가 조로아스터교이다. 예언자 조로아스터를 지칭하여 불러지는 종교.

조로아스터, 조로아스터는 고대 이란의 예언자요 종교개혁가였다.

모든 종교는 고립에서 시작한다. 특히 조로아스터교는 고립된 지역에서 번성했다. 그 황량한 페르시아 만에서 조로아스터교는 번창했다.

조로아스터는 선과 악을 가장 상식적으로 구분했다. 선한 사람이란 진실한 종교를 받아들이는 이들이고, 악한 사람이란 그것을 거절하는 이들이다. 지극히 실제적이고 상식적이다.

조로아스터에게 불은 상징적인 매체였다. 불은 아후라 마즈다의 귀중한 상징 가운데 하나이고 그것을 통해 「절대자」의 본성과 본질을 깨달을 수 있다고 믿었다.

불은 인간과 신 사이에 존재하는 사자(使者).

조로아스터는 불을 종교의 중심으로 삼아서 불을 가장 신비하고 불변의 원리로 생각했다.

신성한 힘을 지닌 것으로 숭배했다.

조로아스터는 불을, 신이 하늘에서부터 직접 인간에게 나타나서 스스로 타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로아스터는 아후라 마즈다를 알현하기 위해 천상에 도착했을 때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받았다. 조로아스터는 모든 선은 신으로부터 비롯되고 모든 악은 악마로부터 비롯된다고 규정짓는다. 그러나 그 악마가 진정으로 악의 주관자라면 악마는 태초부터 신과 동등한 존재였다. 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신이 악을 창조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을 추적하면 거기엔 늘 선과 악이 있었다. 어느 것이 먼저 존재했는가 하는 논쟁은 필요치 않다.

사내에게 있어서 선과 악 그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다. 어느 편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가 역시 관심 밖의 일이다. 선이 존재하건 악이 존재하건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금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존재하는 동안 선과 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의 인생이 막을 내릴 때 선과 악, 신과 악마도 퇴장한다는 논리이다.

그것은 무신론과는 달랐다. 단지 신이건 인간이건, 선이건 악이건 자신의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면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고 필요가 없거나 장애가 되면 언제든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초인도 마찬가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