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9월 설립된 (주)경동(대표 김경술)은 지하철 역무자동화기기 및 자동판매기를 만드는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이다.
내수보다는 수출로 먼저 사세를 확장한 경동은 사업 초창기인 94년 11월 담배자판기를 일본에 수출한 데 이어 12월에는 도쿄에 사무실을 개설했으며 95년에 국제전화카드 자판기를 개발, 지금까지 수출을 해 오고 있다. 또한 95년 사우디 수출용 팩자판기를 개발해 지난해 3월부터 수출하고 있다.
내수시장도 중요하지만 기술경쟁력이 있는 품목이라면 수출에 주력한다는 것이 김경술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올해를 「제2의 도약 실천의 해」로 설정하고 기술, 관리, 생산의 도약에 경영의 중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확보한 자체기술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역무자동화기기 산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경동의 사업분야는 크게 세가지. 역무자동화기기와 자동판매기, 그리고 교환기 분야다. 역무자동화기기중 동전처리장치는 이미 개발에 성공, 오는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11월부터는 부산 지하철역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경동이 만드는 동전처리장치는 자판기의 코인메커니즘과 비슷하지만 산업용으로 내구성과 처리속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지폐처리장치는 1천원권을 비롯, 5천원권, 1만원권 등 3금종 지폐인식장치로서 승객이 투입한 지폐를 최대 10장까지 반환해 줄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그동안 외국에서 도입했던 승차권 발매기에는 지폐인식장치가 장착되지 않아 동전만 사용했으나 이 회사가 개발한 장치를 장착함으로써 지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최근 상품화되고 있는 공중전화카드 자판기의 경우 지폐의 반환기능을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는데, 이 회사가 여러 장의 지폐반환기능을 갖춘 지폐식별장치를 개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기는 경동의 지폐교환기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경동은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역무자동화기기 가운데 그동안 수입품에 의존해 왔던 플랩(Flap)형 게이트를 개발, 올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인데 현재 회로 및 기구개발을 마치고 수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자판기의 경우 경동은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캔, 커피자판기 등 대기업형 제품보다는 일본, 사우디를 겨냥한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을 개발,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를 비롯해 캔, 팩, 비디오테이프, 팝콘자판기 등이 해당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발매기분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조달청으로부터 서울대공원 발매기 시스템을 수주한 것을 계기로 이 분야에도 적극 진출, 올해 입욕권, 입장권 발매기를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경동은 카드관련 기술을 이용한 카드재활용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마그네틱 카드에 필요한 정보를 재입력함으로써 회원제로 운영되는 매장 등에서 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이미 일본의 모 업체와 손잡고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해 총 36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역무기기 58억원, 자판기 20억원, 발매기를 포함한 동전, 지폐처리장치 22억원 등 총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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