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CDMA 단말기 기술개발 동향-전문가 기고

文煌泰(문황태)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어느 국가 또는 개인이 얼마나 빠르게 보다 양질의 정확한 정보를 소유할 수 있느냐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정보의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한 통신방식은 과거 유선통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전세계의 글로벌화와 함께 무선통신으로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특히 셀룰러 전화기로 대표되는 육상이동통신과 최근 상용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위성이동통신은 어느 특정 그룹이나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개개인의 정보교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수단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시대적 조류를 반영한 한국의 셀룰러방식 육상이동통신은 최근 3∼4년간 연 1백% 이상의 경이적인 성장속도를 기록하면서 급기야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공급의 원리가 무너지는 주파수 부족현상에 직면하게 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전자통신연구소(ETRI)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맥슨전자 등 4사가 참여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통신기술의 공동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4월 세계 최초의 상용서비스 개시라는 쾌거를 이룩,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기술개발은 시분할다중접속(TDMA)방식 유럽형 디지털 이동전화(GSM) 기술에 눌려 개발 당시는 아무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CDMA방식은 TDMA방식보다 월등히 높은 가입자 수용능력과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여러 국가에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뒤늦게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CDMA 단말기의 경우 개발 4개 업체와 미국의 모토롤러, 퀄컴, 소니 등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전체 공급대수 1백만대 중 국내제품이 약 70만대를 차지해 2년 전 국내업체들이 아날로그시장에서 불과 3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놀라운 성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는 전세계 이동전화 단말기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모토롤러사가 CDMA 기술개발 후발착수와 마케팅 측면에서 한국시장에의 실패에서 기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CDMA 단말기와 관련된 평가기술은 소프트웨어(SW), 고주파회로 및 안테나설계, 디지털 로직설계, 핵심 칩 설계 및 제조, 고밀도 실장기술 및 단말기 제조능력, 정확한 전파환경의 분석 및 결과를 제품에 반영하는 현지화기술 등으로 대별된다.

현재 국내업체들의 기술수준은 기지국간의 신호접속을 담당하는 무선접속 및 단말기 내부의 각종 제어를 담당하는 SW기술, 고주파 회로 및 디지털 로직회로 설계기술, 고밀도 실장설계, 단말기 제조능력 및 현지화기술 등은 독자설계가 가능한 위치에 놓여 있다. 특히 사용자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현지화기술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어느 외국업체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지하듯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전파환경은 산과 폭이 넓은 강, 고층빌딩 등이 공존하는 세계 그 어느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어서 국내업체들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주고 있다.

현지화기술은 CDMA 단말기 기술전체에서 약 5% 이내에 불과하나 이것이 단말기를 구입해 실제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재품성능을 평가하는 가장 큰 잣대이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단말기업체들이 외국 단말기업체들과의 시장경쟁을 극복하고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도표에서 보듯이 현재 CDMA 이동전화 단말기의 기술은 불균형적인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어느 부분의 기술개발에 관심을 집중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특히 퀄컴 칩세트와 필터류, 전력증폭기 등 고주파부품으로 대별되는 핵심부품의 확보 및 설계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모토롤러, 오키, 노키아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기술개발중이다.

따라서 국내 전자통신연구소와 단말기 공급사들이 이 기술개발에 현재 매진하고 있어 올 하반기쯤에 가서는 기술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돼 진정한 의미에서의 CDMA 기술자립을 달성했다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CDMA 단말기의 경쟁력은 성능(품질), 무게, 사용시간, 가격 및 외관디자인 등이 소비자 선택의 요소가 된다. 먼저 성능 면에서 국내업체들은 지난 3∼4년 전부터 선진업체들과 적어도 동등수준 내지 그 이상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단말기 공급사간에 가장 신경을 쓰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무게와 사용시간의 경우 대략 1백50∼1백80g대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해에는 1백50g대 이하의 제품이 출시돼 아날로그 단말기 무게보다 적은 초경량 디지털 단말기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관디자인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사이즈 축소와 사용자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의 다양화, 한글표시 외에는 별다른 변화를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일부 업체에서 20∼30대 여성고객층을 겨냥, 컬러 등의 외부변화를 시도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올해부터는 단말기 가격이 하락되면 디자인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내 CDMA 신규 가입자 수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실시한 할판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가속화한 결과를 초래, 구매층을 기존 30대 비즈니스맨에서 20대 중반으로 바꿔감으로써 전체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올해에는 발신전용휴대전화(CT2) 등 경쟁매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셀룰러는 2백30만대, CDMA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를 포함할 경우 대략 3백만대 정도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점유율은 국산제품이 70%를, 나머지 30%는 모토롤러, 퀄컴 등 외산이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CDMA 단말기의 해외 수출전망은 매우 밝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 공식적인 상용서비스 개시를 발표함과 동시에 남미의 다수 국가 및 이스라엘, 아시아지역에서 서비스를 준비중이고 홍콩은 이미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국내업체들의 해외 수출시장 공략이 본격화해 약 1백만대 정도는 외국으로 수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 외에서는 CDMA를 근간으로 하는 기술을 PCS분야로 적용하기 위해 기술개발이 한창 진행중이어서 올 하반기쯤이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리듐, 글로벌스타, ICO, 오디세이 등 중, 저궤도 위성이동통신 가운데 오디세이와 글로벌스타 등은 기본적으로 「GSM+CDMA 셀룰러」 「GSM+CDMA PCS」 등 이중모드로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어서 국내에서 상용서비스되고 있는 CDMA기술의 앞날은 매우 밝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지난 90년대 초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CDMA기술을 국내업체들이 좀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CDMA 칩 설계를 포함한 핵심부품기술의 확보가 단말기업체가 풀어야 할 최대의 관건이다.

주요 핵심 부품을 미국, 일본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진정한 통신선진국의 위치를 달성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업체들의 연구개발이 한층 가속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약력

84년 건국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85년 삼성그룹 기술상 은상 수상

95년 삼성그룹 기술상 대상수상 (SCH100 CDMA 단말기 P/L)

96년 대통령 표창 수상(디지털 이동전화 개발)

현 삼성전자 PCS개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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