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의 영업 방식이 국내 제품공급업체과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간 시스코시스템즈는 국내 시장에서 연 1백%대의 고속 성장을 구가하면서도 고객에 대한서비스가 미흡하고 국내에 진출한 다른 외국 장비업체들에 비해 국내 사용자들에게 불리한 영업 정책을 고수해 불만을 샀다.
그러나 라우터등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시스코시스템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내 고객들이나 제품공급업체들의 불만은 별로 힘을 얻지 못했다.
우선 제품공급업체들은 시스코시스템즈의 영업 전략중 하나인 기술사용료 부과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
현재 시스코시스템즈는 제품공급업체들에게 장비를 공급할때 총공급가액의 3%(연간)에 해당하는 기술사용료 3년치를 한꺼번에 부과하고 있다.즉 제품공급가의 9%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술사용료로 미리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공급업체들이 이 기술사용료를 고객들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시스코시스템코리아측에 따르면 이기술사용료는 장비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 비용과 1년 동안의 애프터서비스 비용을 합친 금액이다.
문제는 이 기술사용료를 무작위로 부과한다는데 있다.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까지 일률적으로 기술사용료를 부과한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 장비의 가격이 몇억대의 고가인 점을 감안하면 장비가액의 9%는 이자 등 금융비용까지 따져 볼때 결코 만만치않은 비용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최근 시스코시스템즈는 제품공급업체들에게 올해부터 기술사용료제도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기술사용료를 내지 않고 비교적 싼 가격으로 장비를 고객들에게 제공했던한두개 제품공급업체들도 올해부터는 이를 장비 가격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결국 고객들은「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액의 기술사용료를 계속 내야할 형편이다.
시스코시스템즈는 또한 무리한 제품공급업체 확장책을 펼쳐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홍성원 前현대전자 부사장을 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영업망을 강화키로하고 이달말까지 제품공급업체를 종전의 6개에서 10개로 늘리기로했다.
네트워크업계는 이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장비의 유지, 보수등 고객들에 대한 사후지원이 지금보다 부실해지는것은 아닐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현재 5명의 시스템엔지니어(SE)를 확보,고객지원업무를 맡기고 있으나 고객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공급된 물량에 비해 지원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때문이다.
이에대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장비의 사후지원은 제품공급업체들이 담당하고있으며 SE들은 단지 장비를 소개하고 관련 기술을 제품공급업체에 전수하는 전판매(pre-sale)영업만하고 있다』며 『제품공급업체들의 기술력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SE들이 장비유지, 보수업무를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측에는 사후지원 활동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제품공급업체들을 교육하고 사후지원을 강화토록하는것 역시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소관이기 때문에 이는 책임회피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결국 시스코시스템즈는 사후 지원은 소홀히 한채 제품 판매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것이다.제반 여건을 마련치 않은 채 제품공급업체들을 무리하게 확장하는것은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사실 시스코시스템즈는 국내 네트워크 분야에서 최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체다.
그에 걸맞는 영업정책을 수립,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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