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가전산업 품목별 전망 (6);에어컨

「국내 에어컨시장이 4년 연속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국산 에어컨이 해외시장에서 호응받을 수 있을 것인가.」

올해 에어컨시장을 보는 가전업계의 궁금증은 이 두가지로 요약된다.

에어컨 내수시장은 지난 94년 40만대에서 95년 80만대로 성장하더니 지난해에는 1백10만대에 1조2천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는 등 3년 연속 호황세가 이어졌다.

올해에도 기상이변과 같은 변수가 없는 한 1백40만대에 1조6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에어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에어컨업체들이 최근 실시하고 있는 예약판매 결과에 따르면 애초 목표로 한 물량의 60%에도 미치지 못해 지난해의 예약판매보다 판매량이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3년 연속 호황을 구가하면서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가 늘어나 보급률이 23%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 에어컨시장이 어느 정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예약판매가 저조한 실적에서 보듯이 최근의 경기침체와 연초부터 사회를 어수선하게 만든 파업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에어컨 구매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일고 있다.

올해는 에어컨시장의 연속된 호황이 끝나는 해가 될 것이라는 걱정이 업계 내부에서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그렇지만 에어컨이 생활필수품으로 정착하고 있는 점 때문에 수요가 아무리 위축되더라도 최소한 20%대의 성장률을 무난히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어쨌든 에어컨 수요예측이 예년보다 힘들어진만큼 에어컨업체들은 올해 부품수급, 생산, 재고관리 등에 걸쳐서 탄력적인 대응체제를 갖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해외시장을 향한 국내 에어컨업체들의 행보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LG전자는 2000년께 세계 3대 메이커로 진입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에는 해외 에어컨 생산라인의 확충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더블오토셔터 에어컨」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세계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해부터 가동하는 중국 天津의 에어컨공장을 발판으로 현지 시장은 물론 제3국으로의 수출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가전3사는 올해 5백만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해 세계 최대의 에어컨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을 노리고 현지 생산라인의 신, 증설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와 대우전자는 중국 천진에, 삼성전자는 중국 蘇州에 각각 에어컨공장을 세우고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 가전업체들은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산요, 마쓰시타, 히타치, 샤프 등 일본의 주요업체들과 중국시장을 놓고 올 한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이 세계시장 진출을 향한 국산 에어컨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이밖에 국내 에어컨시장에서 관심을 모을 만한 것은 에어컨이 올해에도 국내 가전시장의 최대 품목의 자리를 지킬 것인지 여부를 비롯 △외산 에어컨의 시장 잠식률 △환경마크가 소비자의 구매결정에 미칠 영향 △에어컨시장에 새로 진출한 업체들의 성패 여부 △컴프레서를 비롯한 핵심 부품의 국산화 진척도 등이 손꼽히고 있다.

나라 밖으로는 △중국의 에어컨시장을 어느 업체가 장악할 것인가 △마쓰시타와 산요를 비롯한 일본 6대 에어컨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의 변화 △한국업체가 얼마나 일본업체를 따라잡을 것인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과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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