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를 개조해 만든 사무실로부터 출발한 미국의 실리콘밸리.
젊은 기업인과 개발자들의 꿈과 땀방울이 어렸던 이 곳은 컴퓨터 및 통신업계의 거물기업들을 다수 배출하며 전세계 컴퓨터 산업의 메카로 일컬어진다.
세계 재패를 꿈꾸는 젊은 기업인들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이곳에는 1년 3백65일 내내 불이 켜 있는 사무실이 많다.
컴퓨터와 통신이 생활의 기본이자 미래가 되고 있는 요즘 미래 정보화사회로의 잰 걸음을 시작한 한국도 미래 정보산업의 메카를 건설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역별로 한국형 실리콘벨리를 건설하기 위해 민간기업이 직접 나서 정보단지를 건설하는가 하면 정부주도의 미디어밸리 구축에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 중 가장 처음으로 한국형 실리콘밸 리가 선보일 지역은 현재 「소프트웨어 공동연구단지」라는 이름으로 건설작업이 진행 중인 경기도 용인.
이 곳의 동력 가동시기는 오는 98년 말로 예정되고 있다.
용인 소프트웨어공동연구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컴퓨터 통신 민간기업들의 자발적인 투자와 움직임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정보통신부와 경기도의 정책적 지원이 일부 있었으나 키미데이타를 비롯,다우기술,현영,큐닉스컴퓨터,비트컴퓨터,증권전산,기린시스템 등 총 43개 민간 컴퓨터「통신업체들이 사업협동조합(이사장 이희열)을 구성,지난 91년부터 건설하고 있는 순수 민간연구단지다.
총 1천억원이 투자돼 4만2천여평의 대지에 지어질 연구단지에는 빌딩내의 정보유통 촉진을 위한 인텔리전트 빌딩시설을 비롯,전산센터와 연구 및 교육 시설 등이 두루 갖춰져 총 3만9백평 규모의 건축물이 들어설 계획.
특히 건축면적 3천평 규모의 본부동의 경우 공동으로 활용가능한 첨단 부대시설 등을 갖춰 젊은 모험기업들에게 염가로 임대되는 「인큐베이터 빌딩」으로 설계되고 있다.
사업협동조합의 이희열 이사장은 『젊은 모험기업들이 하루 24시간 꿈과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꿈의 공간으로 만들 계획』 이라고 말했다.
진행 상황과 관련,사업협동조합의 전진영 전무는 『지난 96년 10월 결정된 마스터플랜에 따라 현재 세부 설계작업이 진행 중이며 토목공사도 80%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전국적인 준비작업을 통해 2천년에 돌입하면서 모습을 드러낼 곳은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미디어밸리」.
총 1백1만평 규모에 미디어아카데미(20만평) ▲미디어파크(30만평) ▲소프트웨어 파크(20만평) ▲멀티미디어정보센터(1만평) ▲근린편의시설(30만평) 등이 조성될 미디어밸리는 2천년까지 총 사업비 3조5천5백억원이 투자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이를 향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96년 총 12개 지방자치단체들의 조성계획안을 접수,지난 12월 인천 및 5곳의 입지대상지가 발표된 「미디어밸리」 구축작업은 현재 유치지역 중 1위로 선정된 인천광역시를 중심으로 실무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미디어밸리와 별도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실리콘밸리 건설작업도 21세기형 테크노시티를 꿈꾸는 국내의 주요 움직임이다.
충청북도(도지사 주병덕)의 경우 현재 건설이 진행 중인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종합정보통신센터를 건립키로 확정하고 작업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한국통신 충북본부의 협조를 통해 97년부터 2000년까지 총 5백56억원을 투입,연건평 7천6백평의 대지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종합정보통신센터를 설립한다는 것이 충청북도의 주요 계획이다.
이 센터에는 위성통신센터, 초고속통신망, 전화국,전산센터 등이 입주돼 충북지역 정보교류의 거점으로 활용되는 한편 SW 연구,개발업체,관련 중소기업들이 입주,소프트웨어 연구개발기능도 강화될 예정이다.
충청남도(도지사 심대평)도 신도시개발 1단계 계획에 입각,1백만평의 복합첨단산업단지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해 「미디어밸리」 유치작업에 열성을 보였던 충청남도는 정부의 단지 지정과 별도로 천안과 아산 등에 외국인전용공단과 테크노컴플렉스 등 산업기능과 대학,민간연구시설 등과 연계한 멀티미디어산업육성전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경상북도(도지사 이의근)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첨단 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1월 영주-영양권 북부 지역개발 2단계 사업계획을 발표한 경상북도는 영주시 풍기읍 교촌리 일대 11만6천여평에 국비와 지방비 90억원 및 민자 4백20억원 등 총 5백10억원을 투입,정보산업연구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곳에는 소프트웨어 연구시설,멀티미디어 및 컴퓨터아트 연구시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인근의 컴퓨터공학 특성화대학인 동양대등과 연계, 각종 첨단정보에 대한 기술개발을 하게 된다.
이같은 한국형 실리콘밸리 건설작업 과정에서 현재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예산확보와 작업추진에 필요한 기민성 부재.
국내의 경우 미국과 달리 계획적으로 정보화단지가 만들어지는 만큼 사업추진에 필요한 예산확보와 기민한 정책적 협조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실제 용인지역에 연구단지를 건설 중인 민간기업연합도 부지매입과 예산확보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장기화되는 작업과정에서 문을 닫아야 하는 업체도 여럿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보단지 구축을 위한 안정적인 예산확보와 실제 작업과정에 필요한 정부기관의 능동적인 움직임이 한반도를 정보밸리로 만드는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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