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결전은 시작됐다. 96년 6월 통신시장에 뛰어든 27개의 새 통신사업자들이 첨단무기로 중무장을 마치고 속속 전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한 해가 전장에 나설 장수들을 선발하는 해였다면 97년 정축년은 98년 이후 벌어질 메인이벤트의 서막이다.
1백여년동안 지속돼 온 독점의 벽은 지난 몇 년동안의 국지전을 거쳐 이제 전면전의 초입에 서 있다. 이제 물고 물리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며 97년은 이 땅 1백10년의 통신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출전할 선수는 CT2, 즉 발신전용휴대전화사업자인 한국통신과 10개 지역사업자.
지난해 말부터 가입예약및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2월1일에는 수도권 지역부터 CT2 서비스가 상용서비스로 본격 제공된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3개의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자인 한컴텔레컴, 에어미디어, 인텍크텔레콤이 시장에 진입하고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사업자인 아남텔레콤과 지역 TRS사업자들이 7월경 사업을 개시한다.
10월1일부터는 국제전화 제3사업자인 온세통신이 001, 002에 이은 새로운 국제전화 서비스를 시작하며 12월경에는 마침내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3개의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가 닻을 올리게 된다.
실로 숨가쁜 통신시장 경쟁레이스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신청업체가 없었던 지역 의 지역 TRS사업자와 부산, 경남, 대구, 경북 지역의 무선호출사업자를 97년 중 선정하겠다고 공약해 놓고 있는데다 통신대전의 하이라이트인 새 시내전화사업자가 97년 중 설립되면 국내 통신시장은 바야흐로 전면경쟁체제로 전환된다.
유선과 무선,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정부가 정해놓은 구획조차 불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특정 서비스별 경쟁구도를 전망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특히 무선통신분야에 있어서는 발신전용휴대전화, 셀룰러이동전화, 무선데이터, 개인휴대통신의 영역구분이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난 6월 3개의 PCS 사업자가 선정된 이후 업계에서는 「5개의 이동전화사업자」라는 말이 흔히 쓰였다.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 등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를 포함하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사업자가 「너무 많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업계는 적어도 한 두 개 사업자는 몇 년 내에 「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서슴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국 97년 한 해 동안 PCS를 둘러싼 5개 이동전화사업자의 경쟁을 정점으로 한 무선통신 시장경쟁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이같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에 PCS용 주파수를 배정하는 시기가 언제쯤일 것이냐는 문제다.
한국이동통신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97년 4.4분기에 PCS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한국이동통신의 뜻대로 된다면 이 회사는 신규 PCS사업자들보다도 먼저 PCS서비스를 시작하는 셈이 된다.
기존 아날로그 및 디지털 이동전화를 갖고 있는 한국이동통신이 어떤 형태로든 PCS서비스도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된다면 5파전 승부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훨씬 쉬워질 것이다.
PCS가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이전인 올 한 해 동안 CT2서비스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의 여부도 주목거리다.
CT2사업자들이 CT2를 발신전용휴대전화라고 부르지 않고 도시형 휴대전화, 또는 보행자전용휴대전화 등으로 부르는 데서 암시하고 있듯이 CT2사업자들은 결코 틈새시장을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 틀림 없다.
적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CT2가 착신은 물론 발신까지 자유로운 양방향 무선통신서비스로 탈바꿈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사업자들이 지향하는 협대역 PCS로의 진화도 현실로 다가설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무선통신서비스의 경쟁은 빠르면 올해 안으로 단말기는 공짜, 요금은 시내전화 수준인 이동전화를 등장시킬지도 모른다.
현재 가장 싼 이동통신서비스는 10초당 8원인 CT2서비스다. 가장 비싼 서비스는 한국이동통신의 이동전화서비스로 10초당 28원. PCS의 예상 요금을 10초당 13~15원선으로 상정할 때 일단 셀룰러이동전화의 가격은 PCS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틀림없다.
98년에 등장할 GMPCS(위성이동통신)은 PCS로까지 이어지는 이같은 경쟁에 더 한층 불을 당길 것이다.
위성이동통신사업에는 美 모토롤러 주도의 이리듐 프로젝트를 비롯, 美 로럴社, 퀄컴社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스타, 국제이동위성통신기구(INMARSAT)에서 추진중인 ICO, 美 TRW社의 오딧세이 등이 21세기 위성이동통신 서비스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이동통신, 한국통신-삼성전자-신세기통신, 현대-데이콤, 대우-금호텔레콤 등이 저마다 앞다투어 국제 연합체에 자본 참여하고 있으며 대부분 한반도에서의 사업권을 획득해 놓고 있다.
GMPCS사업 가운데 「이리듐」 사업이 가장 먼저 97년 1월중에 美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리듐 전체 위성 66기 가운데 3기를 발사, 98년 9월 상용서비스를 향해 발진을 시작한다. 위성관제소를 포함해 전세계 지상관문국 건설을 올해내에 끝내는 등 상용서비스를 위한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스타」사업도 97년 하반기에 위성을 발사하기 시작해 오는 98년 말부터 음성, 데이터송수신, 위치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위성체 설계 및 지상관문국 을 올해중으로 완공하게 된다.
중궤도위성사업인 「ICO」프로젝트는 오는 98년 12월에 1호 위성을 발사, 총 12개의 중궤도 위성을 띄워 2000년 9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중으로 지상관문국(SAN)의 착공에 들어가는 동시에 각국에서 사업허가를 취득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12개의 중궤도위성을 이용하는 「오딧세이」프로젝트도 조만간 전체투자가들이 모여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오딧세이 위성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가 오는 99년 하반기부터 위성을 발사, 2000년부터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 저궤도 위성이동통신사업외에도 美 오비털社의 소형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인 「오브컴」도 97년말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 쌍방향 메시징 및 위치확인 서비를 제공할 계획이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러한 GMPCS의 글로벌적 특성 때문에 서비스의 도입방안, 주파수할당, 단말기의 공급 및 국경간 이동 등이 국가간, 사업자 및 제조사업 간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가운데, 올해내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를 중심으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동전화의 국경 한계를 무너뜨릴 위성이동통신은 개인휴대통신(PCS), 주파수공용통신(TRS), 발신전용휴대전화(CT-2) 등의 차별화한 서비스간의 장벽을 허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서비스 시장이 오는 2002년 전세계적으로 음성전화 1백66만가입자, 무선호출 55만 가입자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략 2002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잇점때문에 오는 98년말부터 「통신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하기위한 위성이동통신사업들간의 물밑 선점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해 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TRS가 독점해온 주파수공용통신(TRS)분야에도 올해부터 전국사업자인 아남텔레콤과 서울TRS, 세방텔레콤 등 TRS 5개지역사업자들이 사업을 본격 개시함으로써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특히 지난 해 6월 대전, 충남,충북,전북,강원 등 4개 미허가지역에도 신규통신사업권이 올해중 허가될 것으로 전망돼 지역사업자들끼리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3파전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한국TRS, 아남텔레콤, TRS지역사업자들은 똑 같이 오는 7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현재 장비구매, 기지국 설치등 준비작업이 활발하다.
하지만 사업자들마다 사업준비에 약간 차이가 있어 상용서비스는 한국TRS가 첫 주자로 대두될 전망이다.
한국TRS는 미국 모토롤러사와의 장비공급 협상이 순조로워 당초 상용서비스 예정시기를 맞출것으로 보이나 아남텔레콤과 TRS지역사업자들의 경우 기술개발과 장비구매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당초 예상보다 2~4개월 정도 뒤늦게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디지털 TRS상용서비스 첫해의 가입자는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5만명 밑돌것으로 보여 업계의 살아남기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특히 TRS의 경쟁 이동통신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가 개시되고 있는 데다 발신전용휴대전화(CT2), 무선데이터통신 등이 서비스를 먼저 개시할 것으로 전망, 초기시장을 상당부문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다가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도 TRS의 상용서비스에 이어 선보일 것으로 전망돼 가입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이에 따라 TRS사업자들은 TRS가 물류통신에는 최적의 이동통신서비스라고 판단, 초기 틈새시장을 위주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쳐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TRS사업자들은 PCS가 다자간 통화도 가능하도록 현재 기술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시장잠식에 대비, 히든카드인 공중전화망(PSTN)접속도 조심스럽게 요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대목이다.
무선통신 뿐 아니라 유선통신 분야의 경쟁은 사실 더 원천적인 문제다.
이미 2개의 회선임대사업자와 한국통신, 데이콤, 온세통신으로 이어지는 유선계 전화사업자 외에 새로운 시내전화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전의 행보는 태풍의 핵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추세에 따라 케이블TV방송국의 진로도 관심거리며 상반기 중 허가일정이 가시화될 초고속망사업자의 사업형태도 변수임에 틀림 없다.
유선통신망의 독점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이같은 일들이 현실화될 경우 통신시장 구도는 한층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
전화망, 케이블TV망, 초고속망, 무선가입자망(WLL) 등 갈수록 지능화, 첨단화되는 각종 다양한 통신망들과 플림스(FPLMTS), 범용개인통신(UPT)등 차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의 등장이 가시화될수록 더 많은 통신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은 열기를 더해갈 것이다.
【정보통신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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