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 정체 현상 심각

미국에서는 최근 인터넷으로 인한 통신회선의 정체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주요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들의 정액요금제 도입 확대. 이용시간에 관계없이 일정 요금을 지불하는 정액요금제의 도입으로 PC를 네트워크에 연결해놓고 계속 사용하는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인터넷 접속 뿐 아니라 일반전화의 접속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표면화된 문제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 접속이 어려워짐에 따라 일단 한번 접속이 되면 연결을 끊지 않은 채 사용하는 인구가 늘고, 이같은 경향이 정체를 가중시켜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접속 서비스업체들은 일정시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적으로 접속을 끊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최근 이를 방지하는 특수 소프트웨어가 등장해 24시간 연결 사용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인한 네트워크 정체는 일반 전화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 전화를 걸려고 해도 통화중이거나 신호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 이용이 집중되어 있는 실리콘벨리를 비롯한 대도시지역은 피해가 더욱 심각해 「긴급연락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T&T가 지난 3월 월 19.95달러의 정액요금제를 채용하면서 접속서비스사업에 참여했고, 7백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이 12월 초 기존의 종량요금제를 중단하고 인터넷접속을 포함한 월 사용액을 19.95달러로 하는 정액요금제를 도입했다.

미 지역전화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의 평균이용시간은 약 21분으로 일반 전화의 평균 이용시간인 4분에 비해 5배이상 길다. 특히 인터넷 이용자의 1%는 1시간 이상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액제 도입 이후 장시간 사용자 수는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정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현재 지역전화업체의 통신회선 및 교환기 설비확충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투자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전화업체와 접속서비스업체 간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일본에도 인터넷 접속과 관련한 불만이 확대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아직 대부분의 접속 서비스업체들이 종량제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과 같이 일반 전화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NTT가 심야시간대를 이용해 정액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같은 추세는 계속 확대되고 있어, 일본도 미국처럼 정체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일본은 NTT가 곧 확대 도입할 계획인 OCN(오픈 컴퓨터 네트워크)이 교환기를 거치지 않는 컴퓨터통신전용망이란 점에 네트워크 정체의 방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심규호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