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가GIS 심층진단 (23);기술개발 (중)

STEPI가 만든 GIS 기술개발의 기본골격은 지난 8월11일 열린 과기처의 기술개발설명회에서 대부분 그대로 수용됐다.

여기서 과기처는 GIS기술개발을 특정연구개발사업 과제로서 진행한다는 내용을 밝혔고 중간진입 과제방식으로 기술개발을 수행해 점진적으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와함께 *GIS 기본SW*매핑SW *DB기술 *시스템통합기술을 각 분야별로 독립시키는 중과제중심의 기술개발이 진행될 것도 아울러 확인했다.

이때를 전후해 한국SW개발연구조합과 한국SI연구조합은 각각 컨소시엄에 참여할 기업체를 물색해 대강의 참여진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GIS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할 세계적인 업체들이 갖가지 제안들을 해오기 시작했다.

핵심제안내용은 기술개발의 중심이 되는 기본SW개발을 위해 한국측에 소스코드를 포함、 컨설팅등을 통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호주의 제나시스였다.

기술이사를 파견해 각 관련기업과 공사등 관계기관을 방문하면서 한국적인 기술개발 환경을 살피고 자사 툴의 우수성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지난 9월초 제나시스의 회장이 방한할 때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미ESRI사의 사장은 금년초 방한、 한국대리점인 캐드랜드를 통해 국가GIS 기술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8월초 부사장이 방문해 참여의지를 확실하게 밝힌다.

지난 8월말 인터그래프 회장도 한국지사를 방한、 한국지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형식으로 한국의 국가GIS사업에 참여할 것을 표명했다.

이어 9월에는 호주 제나시스사 회장도 방문、 한국기업체와 제휴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밝힌다.

이러한 세계 유수 기업들의 국가GIS 기술개발 참여 움직임을 살펴볼때 이들기업이 한국시장의 장래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족한 기술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외국업체가 우리에게 주려하는 핵심기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신중한 논의는 이때까지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다만 외국기술을 통해서라도 하루빨리 국가GIS기술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만은 상당한 톤으로 울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업계의 비판적 시각중엔 이들이 왜 남의 나라 국가GIS사업에 소스코드까지 제공하면서、 그것도 한정된 예산에 맞춰 모든 기술을 제공하려 하느냐는 점이 있다.

두번째로 소스코드까지 제공하면서 모든 것을 다 준다해도 우리기술로 이를 소화시킬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외국 유수의 GIS SW업체들은 소스코드는 물론 한국형 GIS SW개발을 위한 컨설팅까지를 거론하고 있다.

과기처는 95년에 투입될 GIS 기술개발자금을 30억원(정부지원금 15억원)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의 금액으로 최소한 10년에서 20년이상 연구개발해온 외국업체에 어떤 보상을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은 업계의 숙제이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과기처의 기술개발설명회를 전후해 일어난 활발한 기술개발참여 경쟁은 최종적으로 영국의 레이저 스캔과 호주의 제나시스 양사의 대결로 압축됐다.

올봄부터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졌던 한국SW개발연구조합(이사장 김영태)은 8월께 이미 호주 제나시스사의 툴인 "제나맵"을 GIS SW바탕으로 삼아 국가GIS기술개발참여컨소시엄을 구성할 뜻을 비췄다.

그리고 SW개발연구조합측은 국가GIS기술개발을 위한 최상의 툴임을 내세워 조합의 독자적 판단하에 제나시스사의 툴을 바탕으로 한 기술개발계획을 각 업체에 통고했다.

그동안 SW개발에는 전혀 관련되지 않았던 한국SI조합도 6월을 전후로 활발한 국가GIS기술개발참여계획을 수립했다.

SI조합은 쌍용정보통신과 제휴한 영국 레이저스캔사의 "고딕"툴을 바탕으로 각기업의 동의를 얻어 국가GIS기술개발사업에 참여키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9월22일 SW개발연구조합과 SI조합은 최종 참여업체 구성을 마치고 각각 제안서를 과기처에 제출했다.

국가GIS기술 개발사업 참여는 경제성을 놓고 볼 때 어쩌면 불투명한 투자가 될 수도 있다.

"국가 GIS기술개발 목표는 원천기술 확보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기존 GIS기술수준을 한차원 높이는 데 있다. 이번 기술개발사업은 상용화 및 이를 통한기업의 이익까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과기처 담당국장의 공식언명에서 그 일단을 읽을 수 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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