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국내 진출 외국반도체업체들 올 매출 10%성장

외국 반도체 업체들의 올해 한국내 매출은 인텔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3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한 지난해와는 달리 10% 안팎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시장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데다 CPU 등 매출비중이 높은 고부가 제품의 경우 공급처가 인텔과 같은 특정업체에 국한돼 있고 해외 중소업체들의 국내시장 참여도 지난해보다 한층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에는 인텔, 모토롤러, TI, SGS톰슨, 도시바 등 내로라하는 대형업체를 포함해 줄잡아 40여개의 외국 반도체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이들 업체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은 국내 반도체 수요의 70% 정도로 D램 등 일부 메모리를 제외하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국내 반도체시장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난 5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보여 약 35억달러를 이들 해외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주요 업체별 올 추정매출액을 보면 지난해 3억달러 정도로 국내시장 1위를 점유했던 인텔이 올해에도 펜티엄 프로세서의 매출호조와 LAN카드, 플래시메모리, 네트워크관련 부품의 매출상승으로 약 4억달러를 기록하며 여전히 선두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DSP를 비롯한 멀티미디어칩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TI는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2억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공략해 온 모토롤러는 올해 신제품군의 뒷받침이 저조해 지난해 수준인 1억8천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멀티미디어칩 시장을 선점해 온 필립스도 최근 모니터용 IC 시장호조에 힘입어 올해 1억5천만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고, 비디오CD를 비롯한 MPEG 멀티미디어칩과 모니터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SGS톰슨도 1억2천만달러는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AMD와 NS는 올해 신제품 개발의 지연과 주력제품시장 부진으로 별다른 성장을 기록하지 못한 채 각각 6천만달러와 7천만달러선에서 한해를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또한 전통적으로 가전용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여 온 일본 업체들의 약진이 올해에도 여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매출공개를 매우 꺼려 매출윤곽을 정확히 잡기는 어렵지만 도시바와 산요가 모두 2억달러를 넘어서고 NEC, 히타치도 각각 1억5천만달러 이상, 미쓰비시는 1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이밖에 IDT, 맥심, 래티스 등 아날로그 및 프로그래머블로직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국내매출 1천만∼2천만달러대의 10여개 중견업체들의 시장공세도 본격화돼 주목을 끌었다.

<김경묵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