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6 전자산업 부문별 결산 (6);정보통신

올 한해 정보통신기기업계는 전반적인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통신가입자의 폭증, 신규이동통신서비스의 개시, 신기술의 보급 등에 힙입어 지난해의 고속성장세를 계속 이어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의 경우 당초 서비스가 불안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면서 연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8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사업초기년도부터 대단한 성공작을 일궈냈던 한해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가 5천억원을, 단말기 시장이 7천억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는 등 정보통신장비 주력시장으로 급부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리를 굳혔다.

장비시장의 경우 삼성은 신세기통신에, LG정보통신은 한국이동통신에 가장 많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로 자리를 잡았으며 장비시장에 첫 출전한 현대전자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디지털 단말기 시장은 초기년도 숱한 화제거리를 탄생시킨 한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시장 점유율에서 50%에 근접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에 첫 진출한 LG정보통신 역시 30%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양사의 잔치로 마감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시장에서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모토로라는 시장점유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올해 단말기 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큰 이변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디지털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아성이 완전히 무너진 셈이다. 이는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데다 초기 제품도 국내 업체들보다 경쟁력에 있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제품의 보급활성화는 상대적으로 아날로그 제품의 몰락을 초래했다.

삼성, LG, 현대, 맥슨전자등은 디지털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겼으나 대우통신, 내외반도체, 태광산업 등은 제품을 내놓지 못해 사실상 단말기 사업을 포기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앞으로 다가올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등 새로운 사업방향을 몰색하는 한해로 남을 전망이다. CDMA 디지털 상용서비스의 가입자 급증 현상은 내년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등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내년도 신규가입자를 2백만명 이상으로 잠정 추산집계하고 있어 시스템 및 단말기 시장규모가 2조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무선호출기(삐삐)는 올해 보급대수 4백만대, 금액으로는 3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이 시장의 대부분을 팬택, 텔슨전자, 스탠더드텔레콤, 삼성, LG정보, 엠아이텔, 모토로라 등이 전체의 80%이상을 점하는 등 시장주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델타콤, 두원전자 등 10여개업체가 신규로 시장 참여해 선발업체들에 도전장을 던지는 등 맹추격을 펼치고 있어 내년도에는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햄(아마추어무선통신)장비, 생활무전기, 업무용간이무전기(워키토키) 등 기타 무선통신장비도 해외수출을 제외하곤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시장이 답보상태를 면치못했다.

발신전용휴대전화(CT2) 단말기 및 디지털 TRS단말기 등은 아직까지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않았으며 내년 상용서비스를 계기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화기 시장은 일반전화기 2백30만대, 무선전화기 2백50만대 등 총 4백80만대 규모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국내 전화기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것은 9백MHz대역 무선전화기의 급성장이다.

9백MHz 대역의 무선전화기는 지난해 하반기 첫 출시된지 불과 6개월여만에 46/49MHz대역 무선전화기를 밀어내고 전체 무선전화기 시장의 30%를 점한데 이어 연말까지 5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9백MHz 무선전화기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기존 46/49MHz 대역의 무선전화기에 비해 혼신과 잡음이 없는 데다 통화반경이 넓고 가격도 판매초기에 비해 20~30만원대까지 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존 전화기업체들이 이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현대전자, 대우전자등 대기업을 비롯해 한화정보통신, 텔슨전자, 신우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등 신규업체의 참여도 잇따른 한해였다.

지난 3.4분기 국내 무선전화기 판매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백42억원, 1백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총 7백99억원중 5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대기업 주도의 시장이 형성됐다.

반면 한창, 태광산업, 나우정밀, 맥슨전자등의 중소 전문업체들은 각각 1백7억원, 79억원, 54억원, 62억원대의 판매실적을 올려 37.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시장 쟁탈전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또 올해 9백MHz대역의 무선전화기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은 각각 63억원, 41억원대의 판매실적을 올려 1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키폰시스템 시장의 예상규모는 7백억원으로 지난해의 6백50억원에 비해 소폭 성장했다.

또 해외수출도 호조를 보여 지난 상반기까지 LG전자, 삼성전자, 대우통신 등 국내 키폰3사의 수출실적은 총 6천1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만달러에 비해 약 20% 정도 증가했으며, 올 말까지 총 수출규모는 1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키폰 시스템의 공급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종합정보통신망(ISDN)용 키폰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근거리통신망(LAN) 분야 시장규모는 3천억원을 약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천2백억원 정도였던 지난해 규모보다 40% 성장한 크기다.

이 가운데 외국 장비업체들의 장비매출액은 약 1천7백억원 정도를 기록했으며 나머지 1천8백억원 가량은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이 창출한 부가가치 부분이다.

올해 이 분야의 가장 큰 특징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비동기전송방식(ATM)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표준화 등 각종 사안의 협의가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위칭기술이 네트워크 시장을 대신했으며 기가비트(Gb)이더넷, 인터넷프로토콜(IP)스위치 등도 기업체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스위칭의 경우 대역폭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Gb이더넷은 이더넷을 그대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기술상의 장점으로, IP스위치는 인터네트워킹의 대명사로 불리는 라우터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특징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올해는 LAN과 원거리통신망(WAN)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져 LAN 업체들이 WAN 관련 장비 및 기술 등을 대거 선보인 것도 새롭게 나타난 특징이다.

국내 장비유통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도 손에 꼽을 만한 사안 가운데 하나다.

유통전문회사인 美웨스트콘이 하이콤정보통신과 합작회사를 세우며 유통시장에 첫발을 디뎠으며 잉그램마이크로, 애닉스터 등도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LAN 시장은 시스코시스템즈, 스리콤, 베이네트웍스 등 3사가 전체 장비매출액 1천7백억원 가운데 1천1백억원을 기록하는 등 「빅3」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IBM, 디지탈, 케이블트론 등 후발업체들이 올해부터 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빅3」구도가 내년에도 지속될지 큰 관심사다.

【정보통신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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