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에 있어서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제품의 설계시간을 줄여 제품출하시간을 단축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진 자동차를 비롯해 날이 갈수록 잇따른 신기술개발로 설계의 복합성이 요구되고 있는 항공기 산업분야에서는 설계시간의 단축이 지상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80년대 중반부터 지식기반의 엔지니어링 기법이라는 신기술이 등장해 제조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식기반의 엔지니어링(KBE)이란 제품에 대한 지식, 즉 디자인이나 제품분석 또는 생산에 사용되는 기술을 특별한 모델에 저장해 두고 이를 활용하려는 기술이다. 여기서 기존의 저장된 DB는 필요할 때 마다 설계자가 원하는 제품의 치수 등을 입력하는 방식 등으로 최적의 설계상태를 산출시켜 주는 것이다.
이같은 KBE의 대표적인 제품이 미 컨센트라사의 「ICAD」인데 이 제품은 이전에 설계되거나 향후 설계될 예상가능한 제품모델의 제반규격을 치수 입력만으로 산출해 최적모델링을 지원한다. 이 방식은 기존의 설계방식이 제안과 검토를 거치면서 이를 수차례 피드백해 최종 생산과정과 연계하는 데 드는 시간상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기존 방식에 의한 자동차 설계의 예를 보자. 우선 팀내의 디자인에 대한 제안을 받아 이를 검토하게 되고 이를 검토해 설계팀에 돌려보내며 여기에 최소 3주간이 소요된다. 설계팀은 이를 바탕으로 한 설계내용을 모델링, 부품 등 각 생산 파트에 보내며 이 내용이 검토돼 최종 드로잉, 자재, 최종 가격산정, 고객에의 공급에 이를 때까지의 시간은 최소한 3, 4개월이 소요되는 게 보통이다.
ICAD 개발팀들은 이 과정에서 드는 대부분의 시간이 개별 엔지니어에 의해 소요되고 있음을 중시한다. 따라서 이를 DB화라는 과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한 자동차 회사는 ICAD 프로그램 도입을 바탕으로 판매에서 배달까지를 총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 7년 전에 통상 8주간이나 걸리던 고급자동차의 설계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는 개가를 올렸다. 객체지향기술을 이용해 자동차설계시에 기본적으로 되풀이 되는 부분에 대한 저장을 통해 이 부분의 설계시간을 줄이도록 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최근 ICAD 도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항공기업체에서도 이를 적용할 경우 항공기 제작 규격이 시스템에 입력된지 수분만에 기하학적 설계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규격을 조합해 보고 그 결과 최종 설계규격이 완성되면 기존 CAD시스템보다 정밀한 설계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같은 지식기반의 CAD로는 ICAD 외에도 美 스톤앤웹스터社의 「스톤룰」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각기 다른 사양을 요구하는 대량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유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식기반 CAD가 수행할 수 있는 이러한 수많은 산업별 수요에 대한 대응력은 항공기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산업계에서도 최근 들어 급속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ABB, 휴즈, 산요, US스틸, 혼다, 재규어, 마쓰시타, 시콜스키, 에어버스, 에어로스페셜 등 세계적인 유명 제조업체들이 자사의 설계최적화 및 시간단축을 위해 지식기반 CAD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에 따라 국내 항공사와 연구소들도 최근 들어 도입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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