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러시아, 금속과 금속 쉽게붙이는 혼합물 개발

열을 가하지 않고 커다란 금속과 금속을 손쉽게 붙일 수 있는 새로운 혼합물이 러시아에서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과학 아카데미산하의 금속기술연구소가 개발한 이 새로운 화합물은 금속을 유착시킬 때 섞어서 붙이기만 하면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각종 기계장치를 수리할 때 용접이 필요없고 대형 기계장치가 고장나거나 파손되었을 경우 부품을 갈아끼울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기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금속과 금속이 단단하게 결합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그 금속을 이루는 원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런데 금속간의 결합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정(크리스털)화과정이 필수적이고 이처럼 금속사이에 결합관계를 크리스털화하기 위해서는 용해나 용접 또는 단접같이 해당 부위에 열을 가하는 작업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이 때문에 기계수리시설이 있는 곳에는 금속을 녹이거나 달구어 붙이는 별도의 커다란 장비가 어김없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에 용해설비나 용접장비가 필요없는 새로운 화합물이 개발된 것이다. 이 화합물은 다이캐스팅(금속성 주형을 사용하는 주조법)분야의 종합기술과 화합물을 이루는 첨가물분야에서 새로운 성질을 갖는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즉 수리하고자 하는 장치의 표면과 화합물이 결합되는 유착과정이 종전처럼 원자간의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캐스팅과 금속사이에 분자들간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점이 기술의 핵심이라는 것인데 금속표면에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자유롭게 바꾸면서 화합물이 쉽게 유착과정을 통제하여 금속사이에 결합의 강도를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이 화합물은 금속사이에 결합을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 바로 만들 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미리 만들어진 재료를 그냥 섞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화합물은 끈적끈적할 정도의 점도를 유지하면 족하고 주걱이나 칼로 필요한 부분에 바르면 된다. 그러나 액체상태로도 화합물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에는 붓이나 액체분무기를 사용하여 붙일 수 있다.

한편 이같은 과정을 거쳐서 응고된 화합물은 검은색이나 천연색 금속과도 영구적인 결합관계를 유지한다고 개발팀은 전한다. 물론 새로운 화합물로 결합된 부분은 금속을 절단하는 여러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다르게 가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이 새로 개발된 화합물을 이용하는데는 별도의 가열장치나 설비를 요하지 않고 화합물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범용성면에서 이 화합물은 또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화합물은 또한 일반적인 화합물이 갖는 독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청정기술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러시아과학아카데미는 비슷한 연구가 몇몇 선진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이번에 개발된 화합물만이 적용될 수 있는 특별한 용도를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화합물의 속성을 결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는 많은 기계장치들이 부속품이 제때에 공급되지 못해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커다란 기계설비를 간단하게 붙일 수 있는 이 새로운 화합물은 러시아 안팎에서 기계설비분야에 새로운 실용화기술로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이며 점차 첨단기계분야에서도 활용폭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김종헌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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