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방송 혁명 (4);파급효과

국내 디지털방송은 KBS가 무궁화위성 2개 채널을 통해 시험서비스하고 있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머지않아 디지털방송은 국내방송산업 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전송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의 파고는 국내 방송산업 전체의 구조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디지털방송 기술도입이 몰고 올 영향은 「다채널화」와 「양방향화」 「방송과 통신의 융합화」 등 3가지의 틀로 살펴 볼 수 있다.

먼저 「다채널화」가 몰고 올 충격은 채널당 광고수입 감소이다. 이는 방송사업자간 경쟁증가와 아날로그 방송사업자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기존의 아날로그방송체제하의 주된 수입원인 광고수입은 일본의 경우 최근 10년간 GNP의 1.2%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광고수입 전체가 일정한 상황에서 다채널화는 결국 1채널당 광고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독과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아날로그 방송사업자들로서는 충격적인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와 함께 「다채널화」는 종합편성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문편성과 유료방송, 지역방송체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방송사업자간 경쟁격화는 특정분야에 특화된 전문방송체제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며 지역적으로 특화된 프로그램에 대한 수신자의 욕구증대는 지역방송국의 존립을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광고수입에 의존했던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업자들도 유료방송으로의 변신을 모색할 것이다. 특히 유료방송은 수용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전문편성의 정착과 맞물려 큰 폭의 성장률을 나태낼 것이 확실하다.

「다채널화」는 또 방송시장 개방과 영상소프트웨어산업의 비중 강화로 연결될 전망이다. 외국미디어사들은 처음에는 해외위성 중계기를 통해 국내시장에 대한 침투를 시도할 것이나 압축기술 발전에 따라 국내위성중계기의 가용 채널수가 증대하고 비용이 하락할 경우 외국 거대미디어사들은 자연스럽게 국내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루퍼트 머독과 손정의가 영상소프트웨어 확보를 이유로 아사히 TV에 자본참여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다채널화」는 영상소프트산업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할 것이고 향후 멀티미디어시대에서는 프로그램 제작 및 보유능력이 국가경쟁력의 척도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다채널화」와 이에 따른 「양방향화」는 미디어 공유화와 지적재산권 문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프로그램 편성 주체가 방송국이었으나 양방향성은 시청자참여 활성화 등 프로그램에 대한 수용자들의 제어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이같은 현상은 결국 미디어에 대한 공유화 현상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방송사들의 입장에서는 시청자의 욕구파악을 통한 목표시장 선정과 프로그램을 적시에 제작공급하는 등의 마케팅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또 TV수상기에 PC, 프린터 등을 접속, 화상정보의 축적 및 가공이 가능해진다는 점은 지적재산권 문제에 큰 반향을 몰고 올 가능성도 높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방송 기술도입은 궁극적으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화」를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하다. 지금까지 전화로 대표되는 통신네트워크와 TV로 대표되는 방송네트워크가 디지털 신호라는 멀티미디어 공통기반기술에 의해 융합되면서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는 개념모호와 함께 상호진입 확대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통신사업자들이 자체전화회선, 케이블TV망, 디지털위성방송을 통해 영상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는 최근의 움직임에서 볼 수 잇듯이 통신사업자들은 전화회선을 이용,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또한 방송사업자들의 통신사업 진출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사업자들은 전송망을 통해 인터넷이나 전화사업 진출을 추진할 것이고 위성방송사업자들은 위성전파를 활용, PC에 영상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FM방송을 통한 무선호출 및 데이터정보제공, TV를 통한 다중데이터정보제공도 실현될 전망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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