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구 연암공업전문대학 학장
필자는 지난 9일부터 3일간 마닐라에서 열린 제1회 아, 태경제협력기구(APEC) 표준관련 회의에 한국기업의 경험을 발표하라고 해서 참석했다. 2백15명이나 모인 큰 회의였다. 한국에서는 필자외에 2명이 참석했다. 이런 회의에 가보면 한국 참석자가 비중 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측정표준 분야에서 표준과학연구원에서 온 분이 전문가로서 역할을 잘해 다행이었지만 그밖의 분야는 전문가가 없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려면 학식이나 지식도 풍부해야 하고 외국 인사와 대응할 수 있는 직책도 가져야 한다. 또 해당 회의의 공용어에도 능숙해야 한다.
한국도 근래에는 이런 기본적인 조건을 갖춘 분이 대부분 회의에 참석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도 회의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우리나라의 국력에 비해서 못하고 있는 이유를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같은 분야의 회의에 꾸준히 참석해서 관련인사와 친분을 맺고 가끔 가다가 중요한 발언도 해서 주목도 받고 해 국제적으로 관록을 인정받게 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칠 만큼 오랜 시일을 꾸준히 해외활동을 할 수 없는 사정을 여러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로는 직책이 자주 바뀌고 참석인사를 직책으로 정해버리는 관례도 하나의 사정이다. 또 본인은 직책에 관계없이 해외활동을 하고 싶더라도 그런 것은 너만 혼자 하느냐는 질시를 받아 주변의 이목 때문에 안하는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정해진 틀을 순종만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더욱이 OECD에 가입하게 됐다. 따라서 외교나 경제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의견을 개진하고, 또 국제사회에서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표준분야만 해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상품의 규격을 결정해 버리는 각종 표준은 국가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표준을 제정하는 단계에서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참여해 표준운용에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국제적 전문가는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없고 상당한 시간과 자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이런 전문가 육성에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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