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일본 인터넷 사업 어떤가

인터넷이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면서 인터넷관련시장이 크게 전문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개인페이지를 소개하는 홈페이지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기업의 네트웨크를 이용한 상거래도 한층 성숙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 붐을 등에 업고 서비스에 뛰어든 중소 인터넷프로바이더들 가운데는 인터넷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수의 급증과 대기업들의 잇단 참여로 인해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2-3년 후에는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붐으로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일본 인터넷관련사업을 살펴본다.

<홈페이지의 진화>

인터넷은 개인이 손쉽게 정보를 수발신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약 2만명이 개인자격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 분야가 너무 다양해 어디에 어떤 내용이 실려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같은 사실에 착안, 일본 리쿠르트는 개인페이지를 소개하는 홈페이지 「프링커스」를 개설했다. 이 소개페이지에는 목차의 마크를 클릭하면 접속할 수 있다. 프링커스의 특징은 인터넷이용자가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이 살펴 본 개인페이지 가운데 좋다고 생각되는 페이지에 「좋다」는 마크를 클릭하여 투표할 수 있다는 점. 표수에 따라 표시순서가 변한다. 현재 프링커스가 소개하고 있는 개인 페이지는 20여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흥미성과 편리성을 무기로 그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표수를 가장 많이 얻은 개인페이지는 자신이 만나고 싶은 친구나 고향후배 등을 찾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라는 사이트이다.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회사를 안내하거나 제품정보를 발신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얼마전 까지 『우리회사는 수백페이지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등, 정보량을 중시하는 경향의 경쟁이 활발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필요로 하는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해 이용을 더욱 저해할 뿐이라고 지적되면서,최근 들어서는 간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화상을 많이 넣어 다채롭게 표현한 페이지도 한동안 성행했으나, 정보를 받아 보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영상을 포함하는 「완전판」과 문자중심의 「간략판」 2종류를 구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음성과 영상, 문자정보를 모두 실시간 전송하는 「인터넷방송국」의 실험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 방송국은 TV와 라디오방송국과 달리 고성능, 고가격장비를 갖춘 스튜디오가 불필요하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내용을 PC에 입력하여 서버에 저장하기만 하면 된다. 이미 콘서트와 뉴스 등을 전송하는 서비스는 일부에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음성 및 화상의 압축, 전송기술이 향상되고, 회선용량이 크게 늘어나면 더욱 다양한 분야의 인터넷방송국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홈페이지가 새로 생겨나고 있는 반면, 모르는 사이에 자취를 감춰버리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신선도를 무기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내용을 자주 갱신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정보의 빠른 갱신은 인터넷방송국에게는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방송은 광고주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 빠른 정보수집을 위해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인터넷 상거래의 전문화>

요코가와電機는 지난 5월 홈페이지에 자재조달코너를 개설했다. D램, 메모리 등 70-80품목의 부품을 모집하기 위한 것인데, 상세한 내용과 필요한 수량 등이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요코가와가 노리고 있는 것은 손 쉽게 해외부품업체를 개척한다는 것. 인터넷을 이용한 자재조달코너는 홈페이지개설비용만으로 이름조차 알 수 없었던 업체들을 포함해, 폭 넓은 정보발신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살린 것으로 반응도 매우 좋다. 동남아시아의 부품업체를 비롯한 일본, 미국, 유럽업체들과의 거래가 1개월당 1백건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요코가와측은 『아직 홈페이지를 통한 부품조달은 초기 실험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활용한 부품조달이 전체의 10%에 이르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요電機도 요코가와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한 자재조달을 시작했다. 산요는 전기부품을 중심으로 약 80개종의 부품을 게재, 전자메일을 통한 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산요 역시 해외의 새로운 거래처 개척이 그 목적이기도 하지만, 산요의 경우는 일본국내업체들도 겨냥하고 있다. 영업담당자가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기업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사용하면 직접적인 영업활동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잠재적인 거래처 확보에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요의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아직 거래가 성립된 적이 없으나, 억세스 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상담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올해 1년간 10억달러에 이르는 부자재를 인터넷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등, 온라인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가 기존 상거래형태를 점차 변화시키고 있다. 1년전 만해도 일본에서는 네트워크를 통한 부품조달을 계획하는 기업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인터넷 등의 통신인프러의 발달은 이제 일본에도 변화의 물결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프로바이더의 경쟁격화>

인터넷프로바이더는 인터넷 붐을 일으킨 주역의 하나로 손 꼽을 수 있다. 인터넷이용자는 가정과 기업에 설치되어 있는 PC로 인터넷프로바이더의 서버에 접속하여, 이를 통해 인터넷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인터넷프로바이더는 인터넷의 창구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프로바이더는 최저 수백만엔의 초기투자비만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때문에 이 분야에는 최근들어 신규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우정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내의 프로바이더 수는 지난 8월말 현재 1천1백28개社로, 지난해 12월말에 비해 4배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들어 프로바이더사업도 큰 전환기를 맞이 하고 있다. 이 분야를 이끌어 온 중소프로바이더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 첫번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사업자 수의 급증으로 인한 심한 요금경쟁이다. 東京 시부야에서 프로바이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하이파네트의 경우는 일반광고와 연결하는 방법으로, 일반이용자로부터 받던 접속요금을 무료화했다. 극단적인 가격경쟁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초기투자비는 적은데 반해 그 이후 요구되는 설비투자비가 만만치 않다. 회원이 늘어나면 양호한 접속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많은 설비투자와 회선확충이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프로바이더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먼저 설비투자를 강화한 뒤, 신규회원을 획득해야 한다. 투자비는 신규회원이 늘어난 뒤 거둬 들일 수 밖에 없다』며 이 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프로바이더 수의 급증으로 각 프로바이더의 이용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바이더가 당초 예측한 회원규모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난을 불가피하다. 따라서 투자여력이 없는 독립된 중소프로바이더로서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들어 NTT(일본전신전화), 도요타계열의 NCC(장거리신전전), 일본고속통신 텔레웨이 등 대형통신사업자들의 잇단 참여움직임도 중소프로바이더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NTT는 거리,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정액제 컴퓨터통신망 「OCN(온라인 컴퓨터 네트워크)」서비스를 내년 초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OCN이 기존 프로바이더의 영역을 어느정도 잠식할 것인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나, 「큰 위협」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종소프로바이더의 도태현상은 일본보다 한발 앞선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주요 프로바이더 가운데 하나였던 UU네트 테크놀로지스가 지난 3월 통신회사인 MFS커뮤니케이션즈로 넘어갔다.

앞으로 일본에서도 싼 접속요금만을 무기로 사업을 추진하는 프로바이더는 경영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앞으로 프로바이더들은 요금보다는 컨텐츠(정보내용)를 중시하는 것이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남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정보가 범람하는 인터넷에서, 이용자에게 어느정도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최근 검색시스템코너 등을 설치하는 프로바이더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난립했던 인터넷프로바이더 사업도 부가가치의 추구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면서, 향후 2-3년간 정착을 위한 몸살을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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