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서비스 경쟁 실효없다...대리점 운영 미숙으로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러가지 對고객서비스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고객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앞다퉈 도입했던 「2시간 출동서비스」 「3백65일 24시간 서비스제」 등이 일반소비자들의 인식부족과 일선 대리점 및 서비스 전문점들의 체계적인 운영미숙, 환경변화 등으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의 서비스에 대한 불신팽배는 물론 인건비 및 관리비 등 간접비용의 과다지출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년 전부터 가전3사가 의욕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2시간 출동서비스의 경우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심지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많은 시간대에 교통체증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고장수리 요청을 받고 2시간 이내에 출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현재 가전업체 애프터서비스(AS)센터와 일선 대리점에 접수된 긴급 서비스요청 건수 가운데 2시간 이내의 처리율은 각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긴급서비스제도를 처음 도입했던 3년전쯤에 AS접수건의 절반이상이 AS요청이후 2시간 이내에 처리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가전업체와 일선대리점들의 AS 대응력이 상당히 느려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맞벌이 고객, 직장인, 학생, 영업장소 등 특수계층을 겨냥해 실시하고 있는 연중 24시간 고객상담 및 서비스제도는 소비자들이 저녁 10시 이후 제품의 고장수리를 꺼리면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요즘 야간 AS센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하루평균 1∼2건에 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의 서비스 창구마다 전화상담 요원과 서비스 기사를 4∼5명씩 대기시켜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먼 곳에 있는 고객에게 제품을 배달해주는 원거리배달 서비스제의 경우도 각 지역대리점들이 배달료가 현실화해 있지 않다는 점을 내세워 대리배달을 꺼리고 있어 현재 원거리배달 서비스를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같이 가전업체의 對고객서비스제도가 기대이상의 실효를 거두지 못함으로써 추가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간접비용이 각 사별로 전체 제품매출의 5.5∼6%선에 이르고 이것이 결국 제품 생산원가에 반영돼 가격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가전업체들은 이에 따라 기존 고객서비스제도의 실시과정상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무료서비스제 도입 등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갖자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만한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가전3사는 서비스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소모적인 서비스 경쟁을 지양하기 위한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각종 서비스제도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보다는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제도를 실시하고 고객과 일선대리점에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데서 연유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각 업체별로 자사의 유통환경에 맞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한단계 높아진 서비스지원제도를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원연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