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상파 방송업계가 지난 6월 발표된 루퍼트 머독의 일본진출이 몰고올 미디어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머독의 「J스카이B계획」 「머독-손정의-아사히TV의 제휴」를 한때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였던 일본 지상파TV업계가 머독의 일본진출로 예상되는 변화를 주시하며 이에 대한 대응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머독과 손정의의 합병회사에 총 21.4%의 지분을 매각했던 아사히TV는 머독으로부터 프로그램을 직접 공급받는 데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사히TV는 최근 일본 방송계 내에서 골든타임이나 프라임타임대에 해외드라마 붐이 일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는데 머독 산하 20세기폭스사의 영화나, 「X파일」과 같은 폭스네트워크사의 드라마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후지TV나 니혼TV 등은 머독의 아사히TV 참여에 대해 의미축소를 시도하면서도 잠재영향력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후지TV의 한 관계자는 『머독의 진출은 일본 방송업계가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니혼TV의 관계자는 『변혁과 경쟁의 시대가 표면화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사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머독과 손정의의 합병회사가 강조하고 있는 통신위성(CS) 디지털방송인 J스카이B가 일본의 지상파 민방의 다채널화에 대한 대응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지상파 방송은 도시형 케이블TV방송국 개국, CS아날로그 방송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제작능력, 자금력, 스폰서와의 관계, 시청자들의 지지 등을 배경으로 이른바 다매체, 다채널화에 대한 대응을 그다지 서두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급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면서 대응전략으로 네트워크체계를 강화한 소프트웨어 제작능력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지TV 등 지상파 민방들은 소프트웨어 제작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프로그램 배급은 이후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좋은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면 다채널화에 따른 프로그램 공급문제는 자연적으로 해결된다는 시각인 것이다.
이와 함께 머독의 아시아지상 진출이후 일본 지상파TV업계는 프로그램 판매 등 해외진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머독 산하의 스타TV가 일본의 TV드라마를 차례차례 매입한 이래 각 지상파 민방들은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판매해왔으나, 최근에는 일부 지상파TV업체가 종합상사들의 해외현지법인을 통한 프로그램의 배급을 전략적으로 추진중이다.
쓰미토모상사와 미국내 최대의 케이블TV업체인 TCI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JET가 그 대표적인 예로, 현재 TBS 등은 여기에 자금을 출자할 예정이다. TBS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상파TV는 종합상사를 통한 프로그램 판매 및 구입이 비용절감과 비지니스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다소 신중론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머독의 아사히TV 진출은 프로그램 유통에 대한 지상파 민방들의 조기 선택을 강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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