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벨사들이 「인터넷의 급성장」으로 대표되는 금세기말 통신시장환경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데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7개 지역벨사는 시장변화에 둔감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터넷부문에서는 물론, 장벽을 완전히 허문 연방통신법이 통과된 지 반년이 넘어선 미국 통신서비스시장에서도 이같은 지적은 그대로 유효하다.
이는 인터넷서비스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케이블TV 업계의 움직임과 비교해보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벨 애틀랜틱을 비롯한 4개 지역벨사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인터넷 성장이 자신들의 사업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이유에서 나온 소원이었다. 이런 요구가 있고 나서 불과 몇주 후 텔레커뮤니케이션스사(TCI)와 타임워너 등 케이블TV 업체가 케이블모뎀을 이용한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일부지역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의 이같은 행태를 놓고 보면 지역벨사가 얼마나 소극적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케이블TV 업체들은 기회를 포착하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지역벨사는 관계요로에 규제완화만을 요청하는 등 점점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완비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 업계에 압도당하는것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인터넷부문에서 뿐만아니라 지역벨사들의 사업전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기술적, 정치적, 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우선적으로는 지역벨사들의 失機가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다.또한 무기력도 손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벨사들은 나름대로 항변하고 있다.FCC나 공익위원회(PUC)가자신들에게 과다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지역벨사를 비롯한지역전화업체들에게는 세금등 각종규제가 따른다.그러나 이들은 서비스요금면에 관한한 규제바깥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특히 인터넷부문에서의 지역벨사들의 느린 행보는 다른데서 원인을 찾아 볼수도 있다. 즉,지난 84년 분할전의 AT&T는 정부의 통제하에 있었다.또한 AT&T는 네트워크보유업체였을뿐 규제의 틀을 넘어서는 진취적인 서비스는 생각할수도 없었다. 당시 AT&T가 채택한 기본 전송기술인 서킷스위칭기술은 음성전송에 적합한 방식으로 지금처럼 데이터전송이 주가 되는 인터넷에서 어울리는 기술은 아니었다.
이같은 부담이 지역벨사들에게로 이어지게된 것이다.
지역벨사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기존 서킷스위칭기술을 이용하는 네트워크를 음성및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수 있는 네트워크로 대체하거나 혹은 데이터전송을 위한 별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이들 방법은 모두시간과 돈이 필요하다.업계 관계자들은 적어도 케이블TV업체들이 단방향이었던 네트워크에 양방향성을 부여하기 위해 투자한 만큼은 지역벨사들도 쏟아부어야할 것이라고 밝힌다.
한편 지역벨사들은 시행착오를 통한 교훈을 얻었다.서킷스위칭네트워크를운용하기 위해서는 정보전송 수요수준 예상측면에서 패킷스위칭네트워크에서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지역벨사들이 인터넷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포괄할수 있는 충분한 회선과 아울러 저렴한 요금수준을 유지할수 있는 앞선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이용자들은 품질좋은 서비스를 구별해낼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안정성높은 네트워크만이 인터넷시장에서 승리를 담보해줄 것이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업체가 인터넷부문 승자가 되는것은 자명하고 지역벨사들도 당연히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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