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정수기 수요는 매년 30% 이상 늘고 있으나미네랄 제거, AS부실, 필터오염 등과 관련된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어정수기의 신뢰성이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드러난 필터 오염문제는 정수기의 성능 자체보다는 사후관리 전반에 허점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3회에 걸쳐 필터문제를 중심으로 정수기 사후관리 실태를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지난 80년대말 연쇄적인 불량품사건으로 자연여과정수기(일명 등나무정수기)가 거의 자취를 감추고 90년이후 국내 정수기시장은 역삼투정수기, 간이필터 수도직결식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방식을 막론하고 정수기의 기본역할은 수돗물에 함유된 각종 오염물질과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걸러내어 안심하고 마실 수있는 물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정수기의 성능은 필터가 좌우한다고 할 수있다.
정수기에 채용되는 필터 역시 매우 다양하나 국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활성탄 필터」 「역삼투 필터」 「중공사 필터」라고 할 수있다. 활성탄 필터는 톱밥, 야자열매 껍질 등을 고열로 구운 일종의 숯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수돗물 속에 잔류되어 있는 농약성분이나 잔류 염소등 유기화학물질을 흡착,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중공사 필터는 중간에 구멍이 뚫린 미세한 섬유로 일본에서는 가장보편적인 정수기필터로 사용되고 있다. 중공사 필터는 주로 활성탄 필터가제거하기 어려운 잡균, 곰팡이, 녹 등을 걸러내는 데 사용된다.
역삼투필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1백만분의 1(0.0001미크론) 정도의 입자를걸러낼 수 있는 미세 여과막으로 유기화학물질은 물론 중금속, 세균, 미네랄까지 걸러낸다. 현재 국내 정수기업체들은 대부분 앞서 언급한 3가지필터를나름대로 병용해서 정수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가정용제품의 평균가격이 대당 1백만원 정도인데도 여과성능이 뛰아나다는이유로 인기가 높은 역삼투정수기는 보통 4∼5단계의 여과과정을 거쳐 수돗물을 정수한다. 1단계는 흙, 모래, 각종 산화물을 걸러주는 침전필터, 2단계는 잔류염소 등 유기화학 물질을 걸러주는 전처리 활성탄 필터, 3단계는 역삼투 필터, 4단계는 소독냄새를 제거하고 물 맛을 보존하는 후처리 활성탄필터로 구성되어 있고 이밖에도 고급형 모델엔 살균기능을 하는 자외선램프를장착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가 간편한 간이필터 수도직결식은 활성탄 필터나 세라믹 필터를 단독으로 채용하거나 여과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중공사 필터를결합하기도 한다.
최근 국립환경연구원과 신한국당 김문수의원이 부천지역에서 실시한 정수기수질검사에 따르면 25개의 정수기중 18개 정수기를 통과한 물에서 음용수수질기준을 넘는 일반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판명됨으로써 필터관리에 대한문제점이 부각되었다.
필터가 오염원이 되는 원인은 이미 알려진 대로 활성탄필터가 수돗물 소독제인 염소를 걸러내 일반세균의 증식을 돕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경과되면서 필터성능이 약화될 때 각종미네랄과 유기물질이 활성탄에 축적되고이를 영양원으로 하여 일반세균이 대거 증식되었다가 정수기를 사용할 때 유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고급제품에 장착된 자외선 살균장치 역시 석영관이 아닌 유리관으로제조된 저질품이 상당수 있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대해 역삼투 정수기업체들은 역삼투필터의 완벽한 여과성능을 강조하고 세균문제가 모든 정수기에 해당될 수 없다는 점과 일반세균 검출량이 곧인체에 유해한 것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환경연구원의 지적에 완전히 수긍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필터교환이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필터가 오염될 수 있음은 인정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필터성능이 아무리 좋고 다단계 여과를 거쳐도 필터 자체가오염원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으며 필터가 많이 장착될수록 필터를 적기에 교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정수기를 작동하지 않거나 물탱크 청소를 하지않을 때도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국립환경원의 정수기 실태조사는 정수기의 경우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판매업자는 물론 관리 감독기관인 정수기공업협동조합과 환경부가 서둘러 제도적인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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