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방송환경
지난해 케이블TV 방송이 개국한 데 이어 지난 7월1일 KBS가 위성방송을 시작함에 따라 국내방송산업도 이제 다채널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해 3월 1일,「꿈의 채널」「뉴미디어의 총아」로 불리는 케이블TV가21세기 정보화사회를 주도해갈 뉴미디어 산업의 중추적 하부구조로서 「다매체,다채널」의 특징을 살려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케이블TV 개국으로 이제 시청자들은 영화를 비롯,보도, 여성, 교양, 교육, 음악, 어린이, 오락, 종교, 스포츠, 교통관광, 문화예술, 만화,바둑, 홈쇼핑, 공공, 지역 채널 등 모두 17개분야,28개 채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루종일 마음대로 골라가며 볼 수 있게 됐다.
또 이번에 새로이 선보이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잠재된 폭발력으로 인해 국내방송산업을 구조개편의 상황으로 몰아갈 것으로 전망된다.무궁화위성을 이용한 국내디지털 방송의 경우 첫출발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선진국의 위성방송에서 볼 수 있듯이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개국해 현재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케이블TV와 무궁화 위성방송을 비롯한 국내외 디지털 위성방송 및 관련 방송산업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註
지난해 1월 5일 시험방송을 개시한 케이블TV는 3월 1일 본방송 개국,5월1일 유료방송 시작,지난해말 50만 시청가구 돌파,금년 상반기 1백만가구 돌파에 이르기까지 그동안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본방송 개국 1년6개월이 지난 9월 12일 현재,케이블TV는 가시청가구 1백23만3천7백50가구,컨버터설치 85만4천1백25가구,가입대기자 37만9천여가구를 확보하는등나날이 가입자가 늘어가고 있다. 전국 53개 종합유선방송국(SO)과 28개 프로그램공급업체(PP)등 케이블TV업계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조경목)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 유혁인)등과 공동으로 매년 3월 첫째주를 「케이블TV 주간」으로 정했다.
지난해 3월 본방송 시작때 24시간 종일 방송을 한 채널은 연합TV뉴스(YTN,채널24) 하나뿐이었으나 현재는 9개의 채널이 全日방송 체제에 들어갔다.YTN에 이어 이미 지난해 10월 홈쇼핑 전문채널인 홈쇼핑텔레비전(HSTV,채널39)과 한국홈쇼핑(하이쇼핑,채널45)이 24시간 방송을 시작했고,지난해 12월 31일부터는 영화전문채널인 대우시네마네트워크(DCN,채널22)가,올 1월부터는 경제뉴스 전문채널인 매일경제TV(MBN,채널20)가 24시간전일방송을 시작했다.
또 음악전문채널인 코리아음악방송(KMTV,채널43)는 지난 2월부터 24시간방송에 들어갔고,경쟁채널인 뮤직네트워크(m.net,채널27) 역시 3월 1일부터 전일방송에 돌입했다.이외에도 오락전문채널인 현대방송(HBS,채널19)이4월부터,영화전문 유료채널인 캐치원(CATCH ONE,채널31)은 7월부터각각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이밖에 방송대학TV(OUN,채널 47)가 지난9월 2일부터 개국했고,오는 12월에는 국제방송교류재단이 영어방송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케이블TV업계는 올연말까지 1백50만시청가구 가입을 목표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조만간정부가 수도권등 일부지역의 2차 SO를 허가해줄 경우,내년부터는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블TV와 함께 올가을부터 시작한 디지털 위성방송도 상상 이상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위성방송은 방송개념 자체의대변화를 몰고올 뿐만아니라 머지않아방송산업구조의 재편마저 몰고올 것이확실시된다.디지털 위성방송기술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는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매체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의 방송은 전파의 희소성이 강조된 일방향적인 지상파 방송이었으나 케이블 TV도입에 이어 시도되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지상파 독점구조를와해할 것으로 방송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파의 희소성과 이에 따른 소수의 지상파 채널 운용은 결국 공공재개념의방송개념을 도출했고 이런 이유로 방송은 공영이든 민영이든 형식과 내용에있어 공공성과 공익성을 담보해야만 했다.그러나 다매체 시대에서의 시청자개개인은 각자의 욕구에 맞추어 매체를 선택할 수있게 됐다.이에따라 그동안말로만 논의됐던 「시청자 주권시대」가 활짝 개화한 것이다.
앞으로 지상파방송,케이블TV,위성방송 등 각 매체는 경쟁원칙하에서 시청자의 욕구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한 프로그램 편성을 생존전략으로 삼아야만하게 됐다.전문가들은 다매체시대 도래 및 시청자 주권 회복에 따라 TV를바보상자가 아닌 보물상자로까지 평하고 있다.
지상파,케이블TV,위성방송의 삼각체제 정립은 매체의 경쟁은 물론이고프로그램의 경쟁을 유발,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취미,개성 또는 정보욕구에맞춰 채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것이다.KBS가 실시하는 무궁화 위성방송이 적용하고 있으며 다른 매체에까지 확대되고 있는디지털 기술은 다채널시대 진입을 의미한다.
디지털기술은 영상,음성,데이터 전송기술의 혁신적 변화를 몰고와 방송전파의 희소가치를 무색케 한다.지상파를 비롯한 아날로그방송에서는 1개회선당 1개채널을 의미했으나 디지털 기술은 이 개념을 무너뜨린다.
특히 영상압축기술인 MPEG 2를 적용한 무궁화 위성방송의 경우 1개 중계기당 4개채널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기술발전속도에 따라 채널확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1,2호기를 띄운 무궁화위성의 경우 6개중계기를 보유,최대 24개 채널까지 운용할수 있으며 일본,미국,유럽 등 상용화가 이뤄지고있는 외국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1백개이상의채널이 대부분이다.
특히 위성방송에서 가장 먼저 시도되고있는 방송의 디지털화는 지상파,케이블TV에까지 파급,앞으로의 방송환경은 본격적인 다매체 다채널시대로 연결될 전망이다.디지털 지상파의 경우 프랑스와 독일이 올해부터,영국 BBC가98년 상용화를 준비중이며 디지털 케이블TV도 조만간 국내외에서 가시화될것이 확실하다.
이같은 다채널시대를 몰고올 방송의 디지털기술 접목과 디지털 위성방송의도래는 방송사업자에 대한 이제까지의 개념적 틀에 대한 변화까지 요구할 전망이다.이제까지의 방송개념은 20세기 라디오방송체제가 확립된 이후 지금까지 송신과 등식관계를 형성해왔었다.
이제까지의 방송은 좋은 내용의 프로그램 생산도 중요했지만 송신기술을최우선적 과제로 인식,방송은 곧 송신이었다.그러나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달은 방송과 송신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세계 방송의 교과서라는 영국의 BBC도 정부의 권고를 받아 조만간 송신기능을 민영방송처럼 분리,민영화하고프로그램의 내용에만 전념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프랑스의 방송개념,미국의 위성방송은 방송의 개념을 「영상,음향,데이터를 전기통신수단에 의해 공중 또는 여러 형태의 공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일체를 말한다」로 한정하며 송신의 개념을 삭제하고 있다.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방송사업자의 개념이 프로그램 공급업자로 전환될 것이며 방송과는 별도의 송신사업자 고유의 역할이 부상할 전망이다.
디지털 방송기술과 새로운 매체로서의 위성방송이 몰고올 또다른 변화는개인통신부문에서 진전되고있는 멀티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방송의 위치를 공고히 해 줄 것이란 점이다.얼마전까지만해도 전문가들은 컴퓨터와 개인통신의 결정체인 멀티미디어 환경이 조만간 방송을 압도할 것이란 단정을 내렸었다.양방향 서비스를 전제로한 개인통신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활용가치가 방송이 담고있는 잠재력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방송기술과 이에따른 다양한 서비스 제공은 이러한 전망을 일축한다. 방송나름대로 존재의 영역을 확보하는데 이어 개인통신의 영역에도 진출도 머지않아 이뤄질 전망이다. 디지털 위성방송이 선도하는 21세기의 다매체다채널 시대는 영상산업에 대한 비중을 높여나갈 전망이다.선진국에서는 위성방송에 따라 영상소프트 및 방송소프트산업을 21세기 최대의 유망산업으로평가하고있다.
매체 및 채널이 이전의 규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다는 사실은방송소프트에 대한 산업적 평가를 새롭게 할 전망이다.또 한가지 위성방송시대는 국경없는 방송시대의 개막을의미한다. 문화를 실어나르는 전파월경을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현대과학으로는 상상할 수 없다.
더욱이 WTO체제에 따라 방송시장 개방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이다.
오는 10월 70여개의 방송채널과 함께 상용서비스에 나서는 일본의 퍼펙TV나 디렉TV 등을 국내에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전용수신기와 직경45Cm크기의 안테나만 있으면누구나 수신할 수 있게 된 것이다.더욱이 아시아는 세계방송시장의 황금어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머독 등 주요 미디어재벌들은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일본,한국을 겨냥한위성방송을 준비중이다.더욱이 이들이 현지국내방송과 전혀 차이없는 한국어,중국어,일본어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점은 이제 방송이 보편적인 서비스 상품이라는점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현황에 비추어 국내 위성방송은 정책부서 또는 방송사업자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요구되는 열악한 환경하에 있다.총 24개 채널 최소 20개의방송용 가용채널이 존재하고있지만 사업자 선정의 경우 KBS외에 가시화된것은 없다.
단지 공보처가 98년까지 3개중계기,12개채널을 운용한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상태이어 이러한 정책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98년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더욱이 KBS가 7월1일 실시하는 위성방송서비스에 대해 제한적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본방송 시점도 명확히 하지 않고있는 실정이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황이라면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에 앞서서,해외위성방송을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시청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있다.
<조영호,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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