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방송대 한완상 총장

『21세기에는 학생들을 캠퍼스로 올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의실이 학생들을 찾아가는 시대지요. 한국방송대학교는 이처럼 교수와 캠퍼스,책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은 대학 만들기를 선도할 것입니다.』

지난 24년 동안 1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온 국민에게 평생교육의 장이 되고 있는 한국방송대학교가 21세기를 앞두고 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교육계에 활발히 일고 있는 교육정보화 바람에 맞춰 전국민 대상의개방대학 한국방송대가 교육개혁을 선도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일 케이블TV채널인 방송대학TV(채널 47)를 개국한 것을 시작으로 화상회의시스템을 이용한 원격강의,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한 양방향강의등 새로운 첨단학습 실현을 위한 한국방송대의 움직임이 바쁘기만 하다.

전 부총리이자 현재 한국방송대학교의 사령탑인 한완상 총장을 만나 21세기를 준비하는 미래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주부나 대학생들 대상의 강의는 물론 한 총장은 이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방송대학교의 총장을 비롯해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대표, 한국사회문화연구원 회장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민 대상의 평생교육을 위해 그가 구상, 추진 중인 일들도 많다.

-한국방송대학의 학생수와 그동안의 역사는 어떻습니까.

한국방송대학교는 지난 72년 서울대학교 부설로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1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왔습니다. 그동안 12만여명의학사와 4만여명의 전문대학 이수자들이 방송대학교를 통해 배출됐지요.96년의 경우 1학기엔 21만6천명이, 2학기에는 15만명이 등록,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24년 동안 교육방식들도 많이 변해 왔는데요. 어떤 모습들이었습니까.

교육방식은 크게 3단계로 변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우편통신의시대입니다. 수업 내용을 우편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학생들이 이를학습, 다시 학교로 보내는 형식으로 원격교육을 시행했지요. 둘째는 일방향방송시대인데 이 때는 라디오와 교육방송과 같은 공중파TV가 학습의 매개체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지금은 그 세 번째 단계로 양방향 통신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때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그렇듯이 아직은 본격 양방향시기라고 말할수는 없지요. 이 시기에는 컴퓨터와 CATV가 결합된 형태인 「텔레퓨터」라는새 통신방송매체가 교육기구로 활용될 것입니다.

-텔레퓨터를 활용한 교육의 특성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재의 제도대학들은 국민 모두에게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 제약도 많습니다.

텔레퓨터를 활용한 양방향 교육은 TV의 대중성을 이용해 모든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통신의 양방향성을 이용해 시간, 공간의 제약없는 교육을 시행할 수 있지요. 한국방송대학은 모든 사람이 평생에 걸쳐 교육받을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대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격방식을 채택하고 있고그에 따른 시설과 장비, 장치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지난 2일 개국한 방송대학TV는 그 첫단계 작업입니까.

케이블(CA) TV는 방송매체이면서 정보통신네트워크의 기능도 아울러 가지고 있습니다. 텔레퓨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매체인것입니다. 물론 CATV의 보급이 선행돼야 겠지요. 방송시작에 이어 오는 11월전용스튜디오가 완공되면 더욱 다양한 내용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한국통신의 기술협조를 통해 위성을 이용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송대학TV의 탄생과정은 어떻습니까.

지난 94년 방송대 총장으로 부임하기 전부터 CATV를 이용한 교육이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부임했을 때는 모든 보고서가 마련이 돼 있는 상태였지요. 하지만 「콜럼버스의 달걀]을 생각해 낸 사람이 없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공보처가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그 장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한 것이제가 한 일이었습니다.

-교육정보화를 위해 방송대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교육구상으로는 무엇이있습니까.

삼보컴퓨터가 가상 대학프로그램을 기획 중에 있습니다. 최근 이 회사와원격교육에 대한 상호 협조를 합의한 상태지요. 교육을 변화시키는 데 많은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데요.

어려움이 정말 많습니다. 21세기 정보통신사회에 대한 교육계의 이해가 무엇보다도 부족합니다. 교수들 중에도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많아요. 교육을위한 인프라구축도 아직 완결되지 못했지만 질 높은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로 재정이확보돼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죠. 올해만 해도 원격교육을 위해 투자된 1백12억원의 예산 중 32억원만이 국고였습니다. 나머지 80억원은 기성회비였지요. 그 반대가 돼야 하는데 말이죠.

-남은 임기에 하시고 싶은 일들은 어떤 것입니까.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 쓸 계획입니다. 위성통신과 가상대학을 위한 체제구축을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질 높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우수한 메시지를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난 95년만 해도 일류대학 출신자 중 5백여명 정도가 방송대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졸업생 중에는국회의원도 3명이 있지요.

외국의 사례도 검토하고 우리 실정도 분석해 적절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교육정보화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는 필수적이지 않습니까.

<김윤경기자>

<주요 경력>

「36년 경북 금릉 출생」

62년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 졸업

67년 미국 에모리대학교 대학원 사회학 석사, 박사

70∼92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93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94년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

94년∼현재 한국방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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